요즈음에 동사 뒤에 붙는 어미 두 가지에 마음이 가고 있었다. 하나는 ‘~가다’. 살아가다, 쉬어 가다, 이런 말이 참 좋다고 느꼈다. 나머지 하는 ‘~내다’였다. 살아 내다. 해내다. 살아내자, 살아낼게. 이 말을 스스로와 누군가에게 자주 해주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책의 제목을 만났을 때 더욱 반가웠다. . 작가는 ‘세월호 생존자 학생’이셨다. 책의 부제는 ‘세월호 생존 학생이 청년이 되어 쓰는 다짐.’ 그런가. 벌써 시간이,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 9년이 흘렀으니 세월호 생존 학생들은 스물 일곱이라는 나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반가웠고, 그 다음에는 호기심이 일었고, 책장을 펼쳐 읽으면서는 이 생각이 들었다. 부끄러움. 내가, 기성세대인 한 독자로서, 책을 이렇게 심상하게 여기면서 읽으려고 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