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22

〈심플 라이프〉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속도를 줄이고, 모든 걸 해내려 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세우고, 지금 당장 끌리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버리자. (243쪽) 작가는 ‘미니멀 라이프’ ‘슬로우 라이프’에 대해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 영국에서 큰 호응을 받아서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저명한 경제지도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권유’받고 ‘종용’받는 세상에 둘러쌓여 있다는 저자의 첫 문장이 수긍됐다. 각종 뷰티 산업이, 패션 브랜드들이, 더해서 쇼셜 미디어 기업까지 이걸 구매하면 당신은 만족을 얻고, 자신감을 갖게 되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고 유혹한다. 작가도 젊었을 때 쇼핑 중독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원만하고 사교적인 성격, 금발머리, 유능한 커리어를 가진 작가는 쇼핑으로 허기..

주절주절 2023.07.18

〈모성〉 장편소설

나는 내 아이에게 내가 엄마에게 바랐던 일을 해주고 싶다. 책의 표지와 제목을 읽고는 사회학 도서인 줄로 처음엔 알았다. ‘모성’에 대해 연구한 책 정도 일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뜻밖에 소설, 일본 여성작가의 문학이다. 뭔가 더 마음이 ‘동’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파격적’이다 라는 말이 이 소설에 딱이었다. 모성, 은 거의 신격화 되는 단어 아니던가. 소설과 영화, 드라마, 모든 미디어에서 모성은 ‘포장’되어 왔다. 아기를 낳은 여성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물론 매우 아팠지만, 아기를 낳고 나서의 기쁨이 고통을 금새 잊게 했다”고. 그런데 말이다. 이 소설은 좀 달랐다. 주인공이 아이를 임신하고, ‘태교’를 하고 아이를 낳게 되는 전 과정은 사뭇 다르게 묘사가 된다. 그 표현들은 어찌나 ..

주절주절 2023.06.02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 ​ 지난번 1편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번에 최종편인 2편을 만났다. 1편의 부제는 ‘탁월한 전략으로 승리를 추구하다’ 이번 2편은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이다. 제갈량은 삼국지에서 ‘지혜자’를 말할 때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나는 아직 삼국지를 안 읽었지만 작가의 친절한 해설, 심리학 베이스의 예리한 해석으로 제갈량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커다란 대륙에 아직 지배적인 세력이 없는 혼란기. 고대 중국에서는 영토와 나라를 두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삼국지는 이를 배경으로 한 문학이자 역사이다. 제갈량이 어떻게 현실을 타개해가는지,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이들을 어떻게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지 마침내 자신의 뜻을 ‘관철’ 시키기까지 이런 모든 과정을 책은 파노라마처럼 담았다. 지난번 ..

주절주절 2023.03.28

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 ​ ​ ​ 새로 나온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 오랜만에, 처음 만나는 미지의 소설가의 책을 읽는다. 결과는 대 성공. 내 취향에도 맞았고 작가의 세계관, 표현법 등 소설의 모든 요소에서 흡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소설에서 ‘캐릭터’의 매력이 중요하다는 걸 덕분에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이름이 제법 중요하다는 것도. 의 등장인물들 이름들이 모두 걸작이다. 희극 쓰는 극작가라고 하는데 첫인상이 백수같았던 인물은 ‘백수진’. 주인공과 처음 만난 날에 친구 먹은, 발랄한 아이 ‘안승리’. 우체통에 이틀에 한번 편지를 넣는 남다른 초딩 ‘김다름’. 백미는 단연 주인공인데 이름이 ‘정해진’이다. 스무살이며, 영화음악 작곡가를 꿈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주인공. 그녀는 강박증이 있어서 특별한 ‘루틴’을 반드시..

주절주절 202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