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르가 나에게 딱 알맞게 필요한 때가 있는 거 같다. 얼마전에 책장 정리를 하다가 이병률 산문에 ‘흥분’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여행 에세이가 부쩍 끌리던 차인 나였다. 저자 신미정 작가는 방송국 아나운서로 살다가 여행이 좋아서 퇴사했다고 한다. 아나운서 ‘출신’ 작가들의 책이 한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여행 작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손미나 전 아나운서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여행 책을 쓴’ 이라는 수식어로 전혀 다른 사람들을 비슷하게 묶는 것도 어쩌면 고정관념이리라. 마음을 열고 편안한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며칠동안 혓바늘 앓이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비스듬히 쿠션에 기대어 읽기 시작. 아니 근데 점점 자세를 고쳐 앉는 나를 발견했다. 신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