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 star 17

낯선 곳에서 굿모닝

어떤 장르가 나에게 딱 알맞게 필요한 때가 있는 거 같다. 얼마전에 책장 정리를 하다가 이병률 산문에 ‘흥분’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여행 에세이가 부쩍 끌리던 차인 나였다. 저자 신미정 작가는 방송국 아나운서로 살다가 여행이 좋아서 퇴사했다고 한다. 아나운서 ‘출신’ 작가들의 책이 한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여행 작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손미나 전 아나운서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여행 책을 쓴’ 이라는 수식어로 전혀 다른 사람들을 비슷하게 묶는 것도 어쩌면 고정관념이리라. 마음을 열고 편안한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며칠동안 혓바늘 앓이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비스듬히 쿠션에 기대어 읽기 시작. 아니 근데 점점 자세를 고쳐 앉는 나를 발견했다. 신미정..

공인 · star 2023.05.09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미국에 살았던 경험을 한국인의 눈으로 풀어낸 책을 얼마전에 읽었었다. 미국에 대해 많이, 비교적 정확히 안다고 생각했던 나의 인식을 넓게 해주었기에 재밌고 유익했다. 이번엔 러시아에 대해 쓴 책을 만났다. 이건 또 정반대의 경험이었다. 러시아에 대한 두꺼운 책? 러시아 역사는 학창시절에 배운 게 다고, 아주 가끔 유튜브에서 러시아를 ‘희화화’하는 영상 댓글에 보면 그냥 웃고 넘어가는 정도. 이게 내가 아는 러시아의 전부였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우리들도 새삼 관심을 갖게 된 나라. 역설적이게도 ‘만행’으로 인하여서 러시아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근데 러시아, 러시아 사람을 알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막막한 이 때에 딱 적임자인 작가가 이 책을 펴냈다. 일리야는 방송..

공인 · star 2022.07.17

노 히어로 no Hero 회고록

군인 나오는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전쟁터에서 전우를 위하고 조국을 구하는 ‘밀러터리’ 영화들은 그 나름의 감동이 있다. 이번에는 책을 만났다. 그것도 논픽션! 저자의 ‘이력’을 먼저 읽는데 우선 놀랐다. 영화 ‘제로 다크 서티’ ‘캡틴 필립스’를 봤었는데 바로 그 실제 주인공이 작가인 것이다. 전직 네이비씰 대원 마크 오언은 2009년에 캡틴 필립스 작전 수행에 참여했고 2011년에 작전명 제로니모,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을 지휘한 팀장이었다. 몇 줄의 프로필만으로 묵직함을 느끼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먼저 책은 잘 쓴 ‘논픽션’ 수기의 모범이었고 그 점으로도 좋았다. 노련한 현업 작가 ‘케빈 모러’가 공저하였는데 글을 다듬는 데 기여한 걸로 보인다. 본 논픽션의 특 장점은 경험에서 우러난 ‘..

공인 · star 202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