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자기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은 안정적인 멘탈을 유지하는 데 결코 도움되지 않는다.   (62쪽)

 

호소력을 갖는 법은 여러 가지라고 생각한다.

마틴 루터 킹처럼 쩌렁쩌렁한 연설력을 갖는 게 우선 떠오른다.

한편 조곤조곤 하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화자 話者 도 있다.

이 책은 후자 같다.

 

정신건강 의학 의사들이 쓴 책을 분기별로 하나씩은 읽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이코패스를 분석하기도 하고,

일하면서 만나는 오피스 빌런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법 같은 것도 내용에 있었다.

아무래도 좀 무겁고, 심각한 이슈들을 정신의학자들에게 물었던 한 해 였다.

그런데 조금 가벼운 light 글은 없을까 싶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기무라 코노미.

 

유쾌하다고 해서 전문적이지 않은 게 아니고,

가뿐하다고 해서 싱겁다는 건 아닌 책.

 <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사회 생활, 대인 관계의 상대와 상황 속에서

툭 하면 마음을 다치는 이들에게

심리를 튼튼하게 하는 법을 담았다.

 

흔히 우스개소리로 ‘멘탈 붕괴’ ‘멘탈이 바사삭’ 같은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자주 사용해선 절대 안될 말들이라는 저자.

한번 붕괴된 멘탈을 다시 확립하기는 힘들고,

번번히 가루처럼 정신이 부서진다면 큰 일날 일인 것이다.

 

저자는 멘탈의 강,약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복력이라고 단언했다.

만일 당신이 멘탈이 약한 편이라도 그대로 괜찮다고 한다.

멘탈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한데

당장은 그럴 수 없다면,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저자.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면 됩니다.

어렵고 벅찬 환경을 마주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고, 피한다고 해서 비겁한 것도 아닙니다. (23쪽)

 

자신의 멘탈에서 취약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오히려 드러내면 인간 관계가 의외로 편해진다고 한다.

멘탈을 좋게 유지해야한다는 강박, 과도한 압박감에서 해방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마음이 지쳤다는 것은 왠만하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다.

그 때 무리하지 말고, 쉬고 릴렉스 하도록 하자.

무분별한 불안감의 증폭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느끼는 습관을 익히도록 합니다. (92쪽)

 

책은 대중 심리서 답게 편안하고 느긋하게 구성되어 있다.

중간 중간 체크 리스트가 있는데, 그것들도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감정 표현은 구체적일수록 좋고, 자신 파악에 효과적이다.

그저 막연히 힘들다, 어렵다, 불쾌하다 를 넘어서

이래서 벅차다, 이건 너무 막막해, 계속 이러니 답답해 같은 식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글로 써보는 게 좋다.

 

내 감정에 ‘이름’을 붙입니다.

슬픔, 분노, 혐오, 기대, 기쁨, 신뢰, 공포, 놀라움. (57쪽)

 

그저 ‘좋은 게 좋은거야’같이 낙관적이라는 게 아니었다.

 

‘나는 왜 눈치를 보지?’ 가 아니라 ‘나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할까’가 아니라 ‘나는 이것만큼은 꼼꼼해.’

‘너무 민감한 걸까’ 가 아니고, ‘그래, 나는 섬세해’.

 

이렇게 얼핏 사소해보이는 관점의 변화와

그걸 적극적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

멘탈을 보호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일침이 너무도 와 닿았다.

 

정신 의학자가 쓴 책은

심각하고, 무겁고, 어둡고 이럴 거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은 자신있게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전문적이고 무게감 있는 주제들을

재미있고 효과적이게 전해주는 실용 심리서 이다.

 

    본문 중에서

눈치 빠르게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지나치게 눈치를 보고 주변 분위기만 신경쓰다 보면 기쁘거나 즐겁다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외면하게 됩니다. (62쪽)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그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합니다.

스스로의 몸 상태에 맞춰서 일한다면, 자기부정에 빠지는 무의미한 행동을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71쪽)

 

자신의 장점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봅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도, 스스로 장점이라고 생각하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86쪽)

 

붕괴를 막으려면 감정의 둑을 쌓으세요. (91쪽)

 

나쁜 상상들이 밀려들어 자신을 괴롭힐 때 멘탈이 약하다는 표시입니다.

이때는 좋은 감정을 차곡 차곡 채워서 방어해야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증가시킵니다.

실체가 없는 불암감에 습격당했을 때는, 주변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합니다.

   (100쪽)

 

상대의 감정에 전염되지 마십시오. (145쪽)

 

우울함을 부채질 하는 것들에서 멀어집니다.

자신의 멘탈을 흔드는 곳에 굳이 먼저 다가갈 필요가 있을까요.  (148쪽)

 

            리뷰 - 아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