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세

독도야 함께 놀자

사나예 2021. 6. 26. 20:43

 

 

 

 

세 명의 저자가 기록한 독도의 모든 것.

 

독도 문제를 생각하면 정말 답답해서 이러한 책을 진득히 읽을 생각을 미처 못했다.

그런데 독도가 단순히 20세기 들어서 핫 이슈가 된 게 아니고

신라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신경쓰던 영토라는 걸 접한 첫장부터 나는 이 책에 빠져들었다.

 

그저 단순히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인데, 일본의 억지주장 어쩌지?”

라는 답답함에 머물기에는

독도는 너무도 길고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음을 이 책으로 알게 된다.

 

일본은 삼국시대 때부터 왜구로 우리나라 해안을 얼쩡댔다.

극성스러웠기 때문에 왕과 조정도 이를 잘 알았고 직접적으로, 여러 방법으로 해결책을 만들어 시행해 왔다.

도무지 근절되지 않자 부산에 왜관 이라는 걸 설치해 아예 합법적으로 왜구를 포용하기도 했으니, 얼마나 왜구라는 존재가 징글징글 했나를 알수 있다.

비록 임진왜란 이라는 큰 한방을 맞았고 또 제국주의 열강시대에 일본에 식민지되는 치욕을 겪었지만

그 전까지 우리는 선린정책으로 일본을 대하면서 왜구에는 단호한 대응을 했다.

일본 본토보다 부산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마도는 우리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일본 입장에서 현재 다케시마는 시마네 현 소속 영토다.

이는 언제 시작된 걸까.

1904년 러일전쟁을 하면서 일본은 독도를 지정학적 전초기지로 사용해 재미를 봤다고 한다.

승전까지 하자 정벌론이 탄력을 받고 본격적으로 식민화 야욕을 드러내면서

역사책으로 익히 아는 일들이 이어진다.

 

1905년에 이때 일본이 느닷없이 독도를 자기 영토로 만드는 일을 전격 시행했다.

시마네 현에 독도를 편입시키고 이름을 죽도즉 다케시마 로 발표한 게 이 때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느닷없음이 일본의 독도 자기 땅 주장의 맹점이라고 느꼈다.

 

이 책으로 조선시대에 보통 백성 어부였던 안용복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그가 정부가 할 일을 하였음에도 유배를 받아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음을 알게 된다.

 

일본이 현재 끊임없이 다케시마 자기 땅을 고수하는 건

20세기에 대한제국 때의 우리의 미온적인 대응,

식민지 시대를 거쳐서 해방 후 6.25를 치르면서 독도까지세밀히 돌 볼 여력이 없던 우리의 나약함이 한 몫 했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의 치부와 약점도 그대로 열거하면서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영토주장에 맹점이 없지 않음까지 알려주고 있다.

 

우리가 20세기 초중반 가혹한 시련을 겪으면서

독도까지 살뜰히 챙기지 못한 과오는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현재 일본의 망언’ ‘만행을 그저 헛소리라고 방치해도 되는 건 아니라고 저자들은 알려주고 있다.

 

때로 부끄러운 역사였고, 또 때로는 분노심을 참기가 어려운 순간이 있지만

그런 것을 다 품은 채로,

 

우리는 냉철하게, 무엇보다도 자료 수집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야욕에 맞서야 한다는 것.

 

 

독도에 대해서 수많은 역사를 아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님을

저자들은 차근히, 치밀한 고증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으로 이렇게 우리 역사를 읽는 게 재미있고 짜릿하구나 하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그 어떤 역사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 독도와 무관해 보일지라도 우리의 역사를 하나 하나 제대로 안다면

그것은 일본을 팩트로 상대할 수 있는 충분한 무기가 되는 거였다.

 

책을 통해서 깨알같은 역사 상식들을 접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여전히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적인 문화를 느끼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현해탄을 건너같은 말로 쓰인 현해탄이 일본이 20세기 초에 대마도 옆 조선해를 급조해 만든 명칭이라는 것을 알고 그랬다.

 

가장 신박했던 건 토착왜구라는 말.

최근에 나온 네티즌 신조어 인 줄만 알았는데

오래 전에 문서에서 토왜라는 말이 뚜렷이 등장하는 걸 본 순간 놀라웠다.

그만큼 일제의 잔재가 청산되지 않는 현상이, 그런 세력들이

안타깝지만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읽으며, 독도를 둘러싼 온갖 일들을 배우면서

남 얘기 할 것 없이 우리의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

일본의 만행에 대해서만큼은 정말로 보수니 진보니, 세대와 계층이니로 분열되어선 알 될 일이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일본 총리는 천우신조라고 말했고

1998IMF 직격탄을 맞았을 때 일본은 느닷없이 한일어업협정을 파기했다.

그리고 2년전의 경제 도발까지.

 

우리나라의 불행과 국민들 사이의 분열, 심지어 정권교체기의 혼란스러움 같은 것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공격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왔음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늘 전전긍긍하며 초조하게 일본을 대하라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기회만 있으면 일본이 역사로, 경제로, 외교로 또 다른 무언가로

한국을 흔들고 무너트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라는 것이다.

 

 

지난 우리의 흑역사와 굴욕적인 일을 반면교사 삼으면서

한번은 속았고, 당했지만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않겠다는 유비무환을

우리가 독도 철저히 공부하면서 갖기를 바라는 것.

저자들의 메시지와 간절함에 나도 공감할 수 있었다.

 

또 독도 얘기야? 일본 헛소리니 무시해도 되지 않아?’라는 자세를 버리고

국민 모두가 척척박사가 돼서 어느 나라 사람이 물어도 바로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분쟁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누가 억지로 달지라도

앞으로 내게는 사랑스러운,

여태 꿋꿋이 곁에 있어줘서 마냥 고마운, 그러한 조국의 땅으로 여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드린다. Aslan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