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짝패> (2006, 류승완)

사나예 2008. 2. 5. 22:47
짝패
감독 : 류승완
주연 : 정두홍



CJ 창업투자에서 제공(배급)하고 ‘외유내강’과 ‘서울액션스쿨’이 공동으로 제작한 <짝패>를 보았다. 

 필자는 친구와 이 영화를 같이 봤는데 여성들끼리 봤지만 재밌게 본 편이다. 관광특별행정구로 지정된 가상의 도시 ‘온성’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했는데 이 부분도 뭔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물론 현실적이기도 했다. <친구>나 외국영화 <미스틱 리버>와 비슷했다고 느꼈다. 유석환(류승완), 정태수(정두홍), 장필호(이범수), 오왕재(안길상)의 친구들의 모습이 정말로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온성이 재개발되고 카지노가 들어서면서 네 친구들은 조금씩 미묘하게 변해간다. 어렸을적엔 패거리로 어울려서 상대파들에게 같이 당하기도 하며 끈끈한(?) 우정을 쌓았던 그들은 한명은 서울로 가서 경찰이 되고-태수-, 왕재는 원래 자신이 ‘지존’이었는데 그것을 필호에게 ‘물려주며’ 호프집을 경영하며 산다. 그들 틈새에서 석환은 때로는 필호 곁에 끄나풀처럼 붙어서 주먹으로 살아가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필호가 정도를 지나친 길을 걷게 된다. 무엇이냐면 서울에서 내려온 조직폭력패단의 하수인이 되어서 고향의 미래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투기를 해서 지역주민들의 생존권까지 빼앗는 지경에 이르른 것.

왕재는 초반부터 괴한에 의해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그점을 수상히 여겨 조사하던 태수와 석환이 결국 필호가 그랬음을 알게 되어 경악한다. 10년지기 정이 있긴 하지만 조직의 충직한 개가 되어 완전히 변해버린 그를 결국 친구들은 응징하기로 한다. 그럴수밖에.
감독은 이 영화가 무슨 영화를 베낀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필자가 보기엔 상당히 많은 영화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창조적인 모방과 조합이다. 가장 그러했던 건 영화의 끄트머리인 싸움장면, <킬 빌>과 어찌나 비슷하던지. 유쾌했다는 뜻이다.
영화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점은-사실 이것말고도 더 있지만- 필호 역의 이범수다. 정말 악역 ‘지대로’였다. 오래살아남는 자가 강한거라는 대사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짝패>는 ‘액션영화’이다. 그만큼 일단 작품 전체에 싸움의 빈도가 많다. 어렸을 때도 싸우는 장면이 나왔고 왕재의 비극적인 죽음, 필호의 악행들(여기선 싸움보다는 덜덜 떨게 하는 고문들이 나옴)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옛 대궐식 한옥집에서 수준별 결투가 펼쳐진다. 소림사 시리즈처럼 나오는 게 흥미로웠고 앞서도 얘기했던 킬빌스런 세트에서의 무지막지한 싸움은 무술에 가까웠다. 그런데 필자가 무협영화에 그리 전문은 아니라 그 미세함을 잘은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홍콩영화와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분명히 달랐다는 점은 말할 수 있겠다. 영화싸이트나 전문평론글들을 봤을때 한가지 고민해보고 싶은 점이 있었다. 지금의 결과는 흥행에 성공적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애초에 류승완 감독은(덧붙인다면 정두홍씨는) 이 영화가 대중적이길 원했을까? 아니면 작품성을 인정받길 원했을까? 무리임을 알면서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일단의 관객네티즌들이 이 영화가 재미도 있으면서-몸으로 하는 액션의 쾌감이 있어서-, 사회현실을 비판하고 있어 더 좋았더라는 글을 보았다. 하지만 한 평론가는 이 영화가 다 좋은데-액션이 참으로 훌륭하다며- 온성이라는 공간의 묘사는 비현실적이어서 아쉽다고 했다. 음,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식의 평가는 조금더 시간을 두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아야 하리라.
결론을 이야기해야겠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본인의 느낌으로는(영화인이거나 전문가는 아직 아니지만^^)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비교도 조금은 이상할지 모르지만 마치 <달콤 살벌한 연인>같다고 할까. <왕의 남자>처럼 대박을 터트리는 영화도 물론 좋겠지만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영화 또한 나는 아주 좋게 본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스 리틀 선샤인>  (0) 2008.02.12
<찰리 윌슨의 전쟁> (true)  (0) 2008.02.08
<길> (배창호 감독, 2004年작)  (0) 2008.02.04
<바르게 살자>  (0) 2008.02.02
<클로버필드>  (0) 200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