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해변의 여인>

사나예 2008. 1. 8. 13:10

'해변의 여인'은 홍상수 감독의 7번째 영화이다. 본 네티즌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년작)이후 홍감독의 영화를 오랜만에 보았다. 따라서 <극장전>은 보지 못했기에 감독의 작품세계를 얘기하는데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해변의 연인>은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기 전에 영화잡지 인터뷰를 보다 보니 ‘세그루 나무’에 대한 모티브가 있던데 본인이 화장실 갔다올때 그것이 나왔나 보다.-.0 그래도 이해는 됐다.^^

 

‘김중래’(김승우)는 영화감독이고 ‘원창욱(김태우)’는 같은 영화를 찍고 있는 사람들이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같이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난다. 창욱이 사정상 여자친구(김문숙, 고현정)를 데려가도 돼냐고 그러고 그래서 셋의 동행이 이루어진다. 영화는 여행 초반부부터 노골적으로(?) 셋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보여주는데, 일단은 창욱과 문숙인데, 창욱이 차안에서 “이 친구가 감독님 진짜 팬이에요”그러자 문숙이 “왜 지랄이야”라고 하는것.-.0 같이 펜션에 도착했을 때는 더 웃긴다.(!) 예고편을 보신 분은 알것인데, 중래가(이 때 중래의 하이(high)한 농담도 만만치 않다!) 둘의 사이를 묻자 문숙이 우리 애인 아니라며, 같이 자야 애인이지, 하자 중래는 참 재밌네~한다. 결코 정상적인 세 사람의 대화는 아니다.--;

 

암튼^^. 그래서 다 아시다시피(^^) 중래는 문숙과 이어지는데, 둘은 멋진 데이트를 한다. 서해안의 바다풍경이 이렇게 멋진줄 몰랐다!! 그리고 하룻밤을 보내게도 된다. 창욱과 문숙은 먼저 서울로 가고 중래는 영화를 위해서도 그렇고 바닷가에 남는다. 조금은 혼란스러웠던 그였고-이는 전화통화를 통해 알수있음- 문숙에게 음성메세지를 남기는데 이 때 퍽 진실돼보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얼마후 '문숙을 쏙 빼닮은'(어디까지나 중래의 기준인듯..) 여인 '최선희'(송선미)를 만나고, 감독 신분을 미끼로(표현이 좀 지나치다면 관련자에게 양해를.:)) 그녀와 만나고 이런 저런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녀의 상처 또한 듣게 된다. 이 순간에 둘은 어찌됐듯 '통하게 되고', 갯벌에서 "우리 섹스 안해요, 그쵸?"라고 굳이 다짐(?!)했던 그들은 결국 잠자리를 함께 한다. 앞서 이 영화가 대중성이 있다고 했다만, 역시 홍상수답게^^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긴 한데, 무엇이냐면 중간에 등장했던 ‘강아지 커플’이었다. 어떤 남자와 여자가 해변에서 백구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영화 중반부에 갑자기 개를 버리고 차문을 확 닫고 가버리는 것! 도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또한 영화를 보고 친구와도 공감한것인데(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고현정이 김승우의 외도 아닌 외도를 알고 격분했다가 갑자기 나오는 장면이 밤인데 숲으로 들어가며 ‘도마뱀이“ 뭐뭐, 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 그리고 나서는 김승우에게 가서 따지는 장면이 이어진다.

 

결론은 ‘스포일러 없음’을 선택했으니 이야기하면 안되겠고.^^ 저는 이 영화를 보고는 비교적 기분이 좋았습니다. ‘예술영화감독’이 만든 ‘예술영화’(개념이 좀 어렵지만^^v)이지만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덕에 그랬던 것 같다. 앞부분에서는 김태우씨가 뭐랄까 홍상수영화 특유의 아우라를 제대로 전해주셨고.ㅎㅎ 또 뒷부분에선 송선미씨의 (나로선) 조금 의외의 모습, 그렇지만 감독의 의도와 본인의 연기변신을 꾀한 것이 눈에 확 보였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는 ‘김승우’와 ‘고현정’의 영화이다. 영화
전반에 이 두분이 거의 다 나온다고 보면 된다.^^
 
음악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적절히 내용과 거리를 두면서도 어느 순간에 보면 서정적으로 들어와 있는게... 평단에서 '홍상수의 너그러워짐'을 이야기하는듯 한데^^ 내가 보기엔 음악 또한 한 몫 했다고 본다. 김형구 촬영감독의 촬영도 이야기하고 싶다.감독님의 전작인 ‘극장전’도 찍으셨고 '괴물'도 찍으셨다.(아, 물론 타(他) 감독.^^) 멀리서 화면을 잡다가 돌발적으로 줌 인을 하는데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왠지 촌스러웠다--;) 계속 보다보니 적응도 되고 감정이입에 어쩌면 더 효과적이었던 것도 같다. 잘은 모르겠네.^^ 결론은 보기에 그렇게 나쁘지 않고 특히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에 주목하면 나름 재밌게 볼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영화계에 약간 몸을 담근 적이 있어서인지 크레딧에 나오는 아는분의 이름에 한번 놀랐고^^ 또 예전에 홍상수 영화들을 떠올리며 지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추석때 ‘가문의 부활'이 개봉하던데^^ 나는 이 작품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홍상수의 부활”이라고.
 
‘달콤, 살벌한 연인’ 이후로 제일 재미있게(독특함쪽으로) 본 한국영화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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