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세

드라마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사나예 2023. 10. 24. 21:35

좋아하는 배우인 타카하시 잇세이가 출연한 2022년 1분기 드라마.

 

이런 드라마도 있었나 싶어 보기 시작했다. 恋せぬふたり.

 

우선은 포맷이 특이했다.

8부작인데 한 회차 분량이 45분여가 안 된다.

그동안 본 8부작 드라마들은 다 각기 1시간이 넘었어서 좀 낯설었다.

그래서 초반부는 뭔가 이야기가 중간에 툭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흔히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을 섹스리스 Sexless 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그게 좀 성적인 의미가 강했다면,

이 드라마에서는

순수하게 정말로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들을 ‘에이로섹스’라고 지칭한다.

 

그들은 자신이 이상하다고 느끼며 자괴하거나 하지는 않고

동호회 모임을 만들어서 아예 서로가 서로를 지지한다.

그 속의 한 명인 사키코가 주인공이다.

 

20대 평범한 직장인 사키코는

남자를 봐도 설레인다든지 ‘특별한’ 감정이 없다.

처음에는 자신만 이런 것 같아 고민했으나

알아보니 그런 이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서 안도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한 블로거를 찾은 사키코.

타카하시라는 남성은, 자신이 에이로섹스라면서 일상을 블로그에 담고 있었다.

사키코는 그 사람 타카하시를 만나고,

도쿄에서 살 집을 구하던 중, 타카하시가 할머니와 살다가 사별해서 룸메이트를 구함을 알게 된다.

 

젊은 여성인 사키코, 이제 곧 마흔인 남자 타카하시.

두 사람은 서로가 ‘사랑할 수 없는’ 부류임을 알게 되고

룸 메이트로 살기로 한다.

 

이전에는 이런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썸을 타면서 사랑에 빠지는 결론이 많았던 것 같다.

아니면 아예 예전 기무타쿠 나왔던 드라마처럼,

서로 쿨하게 사생활을 인정하며 사는커플 아닌 커플’이었다 던가, 그랬다.

 

그런데, 드라마는 ‘에이로섹스’라는 신선한(?) 성향을 제시하면서

그런 성향을 가진 주인공들이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면서

고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15세가 등급이고, 앞서 말했던 한 회차 분량이 40분 가량이라

그렇게 심오한 터치는 없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이렇게 글로만은 설명이 부족하고, 정말 보아야 알 수 있는

특유하고 고유한 ‘간지’가 있는 드라마였다.

 

타카하시 잇세이가, 동명의 타카하시로 출연하는데

처음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다.

그가 진심 어리게, 또 해맑게 연기를 한 통에

8부를 볼 때는 뭉클한 감동까지 느꼈다.

 

이야기가 길지 않아서, 이해하기에 미진한 점은 남아있었지만,

사회가 정해놓은 어떤

연애’와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고자 하는

새로운 성향의 젊은 사람들을 그리는 드라마 였다.

 

감상한 직후에 글을 쓰지 않아도 꽤 오래 잊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나서,

공식 홈페이지에 들러 사진을 다운로드 했다.

 

恋せぬふたり

NHK 드라마. 2022년 1월 방영작.

 

필름 스피릿 for N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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