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줄이고, 모든 걸 해내려 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세우고,
지금 당장 끌리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버리자. (243쪽)
작가는 ‘미니멀 라이프’ ‘슬로우 라이프’에 대해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
영국에서 큰 호응을 받아서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저명한 경제지도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권유’받고 ‘종용’받는 세상에 둘러쌓여 있다는
저자의 첫 문장이 수긍됐다.
각종 뷰티 산업이, 패션 브랜드들이, 더해서 쇼셜 미디어 기업까지
이걸 구매하면 당신은 만족을 얻고, 자신감을 갖게 되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고 유혹한다.
작가도 젊었을 때 쇼핑 중독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원만하고 사교적인 성격, 금발머리, 유능한 커리어를 가진 작가는
쇼핑으로 허기진 마음을 달랬지만 진정한 만족을 느낀 적은 없었다.
오히려 공허함, 타인과의 비교를 더 부채질했을 뿐이고
자존감은 날로 떨어져 갔다.
어느날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았는데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예전에 1기 자궁암이 있었는데 그냥 나아서 지나갔다는 것이다.
쇼핑이 유일한 낙이던 시절, 바쁘고 화려하게 살았던 때에
자신도 모르던 암이 ‘스쳐갔다’는 것.
이 경험은 작가에게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면서 자신이 ‘과도’하고 복잡한 것들로 내면을 채우면서 살고 있었음을 깨달은 작가.
주거 공간을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친구 관계 정비 整備하기,
내면과 영혼을 돌아보는 작업들을 하나씩 해나갔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시간을 들여 깊이 사색한 것들을 우려내어서
글을 써서 책에 담았다.
<심플 라이프>는 총 세 장에 걸쳐있다.
‘단순한 공간’에서는 잡동사니, 혼돈, 물질주의를 살펴본다.
‘단순한 관계’에서는 시간과 친구 관계, 디지털 라이프까지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단순한 마음’에서 개인적, 감정적, 영적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마친다.
작가도 ‘곤도 마리에’ 일본 작가 책을 읽었다고 한다. 정리의 힘, 이라는 책인데 나도 들어본 적은 있다.
사실 나는 ‘정리’ ‘관리’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정리’에서는 강박과 의무가 느껴지고, ‘관리’는 효율만 강조하는 듯 해서다.
본 책에서도 ‘정리’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작가가 말하는 정리는
혼돈으로부터 질서를 되찾는 것을 말했기 때문이다.
첫 장인 ‘Simple house’는 방을 정돈하는 것, 옷장을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직장에서의 공간을 살펴본다.
작가가 첫 페이지에서 ‘자신에게 맞는 걸 취사선택해서 읽어도 좋다’고 했는데
그런 기분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비우고, 버리면 그만큼 창의적일 수 있다는 점만큼은 확실하게 깨달았다.
쓸모의 기준을 자신이 세워서 그에 따라 버리면,
당장은 불확실하고 불안할지 몰라도 반드시 좋은 것으로 채워질 수 있다.
두 번째 장 ‘Simple story’에서는 친구와 지인들의 관계를 살핀다.
감정을 속이면서까지 지속해야 할 관계는 없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고 진실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
관계에서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심플한’ 인생의 한 요소이다.
최종 장에서는 마음, 즉
내면과 영혼의 심플함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제언한다.
저자의 태도의 좋은 점은 ‘획기적이다, 혁명이다’ 식의 표현을 남용하지 않는 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확고한 메시지들은 물론 있고, 그게 명쾌하게 독자에게 유욤함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거 일주일이면 완전 해결’ 같은 모범답안을 제시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변화’의 과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반드시 이룰 수 있음을,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체험을 통해서 격려한다.
한번의 깨달음으로 단숨에 치유되지는 않는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그 여정은 길고 사각지대와 일 보 전진, 일 보 후퇴가 가득한 구불구불한 길이다.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더 힘들지만 나를 안다는 것이 위로를 준다.
나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이미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
늘 선택할 수 있었고, 그 선택지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충분한 상태가 되고 충분히 가지는 것은 내가 결정할 문제이고, 우리는 늘 긍적적인 것을 선택할 수 있다. (237쪽)
요즘 여러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만난 ‘메세지’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나왔다.
좋은 질문이 좋은 해답을 이끈다는 것.
상담가의 탁월한 자질 또한 ‘질문하기’이듯이 때때로 나에게 질문을 던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도 말하고 있다.
저자의 나이는 나와 있지 않고 나도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동년배일 것을 여러 점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영국의 작가, 푸른 눈에 금발머리인 작가가 선하게 그려지는데
그게 동떨어지게 느껴지지 않고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의 책이었다.
원제 〈Enough〉.
책 에서
가치가 없거나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을 주는 모든 물건을 처리했다. 111쪽
인생의 절반은 집에서 이루어진다. (122쪽)
당신이 하고 있는 일, 당신이 효과를 경험한 일을 공유하고 자신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자.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당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을 살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자. (141쪽)
늘 선택할 수 있었고, 그 선택지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237쪽)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의 반대이다. 자신을 더 사랑할수록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고, 더 많이 베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41쪽)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간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계절에 맞춰 살면 우리가 더 큰 무언가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고, 달콤한 해방감과 순응을 경험하게 된다.
좋은 날이 있으면 나쁜 날도 있고 다양한 시기에 따라 요구 사항도 달라진다.
우리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다 시들어 쉼을 얻는다.
몸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 귀 기울일수록 몸과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을 받는다. (252쪽)
서평 by As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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