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 이론과 비평

『패션 色을 입다』

사나예 2023. 4. 29. 18:10
 

 

색깔에 관한 인문서이다.

컬러에 관한 책을 예전에 읽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보다 본격적이었다.

 

도서 제목은 ‘패션’이 강조되었지만

패션을 비롯해, 문학과 예술, 대중문화 전반에서 색깔이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딱 10가지의 색깔로 집중했는데

그래서 더욱 간결하게 읽히는 메리트가 있다.

책의 목차 순서도 심플하게 컬러 명칭이다.

 

BLACK PURPLE BLUE

GREEN YELLOW

ORANGE BROWN

RED PINK WHITE

 

 

샤넬 구찌 베르사체 등 명품 업체에서 어떻게 색깔을 이용해 왔는지.

연예인과 셀럽들부터 정치인까지, 어떻게 색깔로 자신을 연출하는지.

 

문학작품과 예술, 노래와 영화 등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주는 대중문화에서 색깔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색깔에 대한 고정관념은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컬러를 섬세하게 고려해서 활용하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그야말로 ‘컬러’ color 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연구하고

그것을 대중교양서로 풀어낸 책이다.

 

 을 다루는 책인만큼

시원시원한 화보들이 적절히 배열되었고

읽는 재미에 시각적인 배려를 해서 가독성이 더욱 높았다.

 

 

필자가 영화매니아로서, 저자가 영화에 대해 애정이 깊은 점이 코드가 맞았다.

 

영화에서 색깔이 인상깊은 작품들이 늘 있었는데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그 칼러들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려준다.

영화 배우들이 선호하는 컬러들이 있었고,

팬들과 대중들은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나 등도 다루어서

깨알 흥미진진했다.

 

나는 색깔에 대해서는 그냥 무던한 편이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일상에서, 미디어에서 보이는 색깔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고흐의 옐로우가 우울함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오히려 책에서는 노랑색이 느긋함을 나타낸다고 했다.

 

블루 (파랑) 또한 우울함의 대명사지만

힘이 있는 색깔이기도 함을 작가는 피력한다.

 

그린 (초록)은 일반적으로 무난한 색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질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는 대목은 신선했다.

 

이렇듯이,

10가지의 대표 색깔을 통해서 살펴보는 컬러의 인문학.

 

모든 색깔에는 의미가 있고, 상징이 있어 왔으며,

미처 모르는 숨겨진 역사가 있었음을

사려깊으며 위트있는 글로 담은 책이다.

 

 

 

책 중 에서

우리는 대담한 컬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햇살 가득한 배경 아래 슈거 핑크, 브릴리언트 블루,

트로피컬 그린 등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인플루언서들이 피드를 장식한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의 드레스는 잉크 블랙이다.

이 영화 덕분에 휴버트 드 기븐치가 디자인하고 헵번이 입은 스몰 블랙 드레스의 잉크 블랙 컬러는 세련미와 시크한 멋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녹색이 가진 강력한 연상 효과는 역시 자연, 건강, 숲, 정원의 푸르름이다.

 

모든 갈색 색조는 중립적이어서 밝은 색을 돋보이게 한다.

녹색이나 오렌지와 결합하면 완전한 자연의 느낌을 전달하며 신뢰감을 준다.

 

여성스러운 것과 가장 관련이 깊은 분홍색은 수많은 정체성을 거쳤다.

“분홍색은 예쁘고, 달콤하고,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저속하고, 어리석기까지 한 인위적인 색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발레리 스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미란다는 앤디가 입은 블루 스웨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앤디, 너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네가 입고 있는 그 스웨터 색상은 그냥 파란색이 아니란다. 그렇다고 청록색도 아니지. 물론 짙은 남색 계열의 라피즈(lapis) 색도 아니고. 그건 세룰리언 (Cerulean)이라고 부르는 색이란다.

“사실 그 색은 매우 세련된 색이다. 우리 같은 패션 종사자들이 고심해서 고른 색상의 스웨터를 입고 있으면서도 정작 너는 패션과 상관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다니 참으로 재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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