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웅

사나예 2022. 12. 21. 22:40

조국이 무엇입니까.

조국이 대체 우리에게 무엇입니까.

누가 죄인이고 누가 영웅인가.

정말 오랫동안 기다린 영화 <영웅>.

개봉한 날 저녁에 보고 왔다.

제작진은 창작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도전을 감행했다.

뮤지컬이 명성이 높기에, 이러한 도전은 절반은 모험이었다.

흔한 말로 ‘잘해야 본전’ 이라는 평을 받을 수 있는 것.

나는 아직 원 뮤지컬은 보지 않았다.

덕분에 앞으로 보고 싶은 뮤지컬이 생겼다.

영화 <영웅>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거사를 치루기 전과, 후를 포함하는

1년 여를 그렸다.

뮤지컬 배우인 정성화가 처음으로 영화 주연을 맡았다.

사실 정성화라는 배우의 연기력에 의심이 없었기에 나는 좋았지만

폭넓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상업영화’에서

이 선택은 분명 모험이었다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서양 뮤지컬 영화에는 관대하지만

한국영화에서 뮤지컬이 나오는 장면에는 이상할 정도로(?) 알레르기가 있었다.

그런데 영화 <영웅>은

이 핸디캡에 대해 정면으로 돌파하는 법을 택했다.

그렇다. <레 미제라블>에서만 보던 동시 녹음 방식을 한 것이다.

과감하다, 대담하다, 라는 말이 바로 딱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영화의 도전은 늘 있었다.

좀비영화는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거라 했을 때 <부산행>이 나왔고

구마의식 소재는 서양의 전유물이라고 여겼을 때 <검은 사제들> 이 있었다.

뮤지컬. 이 장르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견고했는데

<영웅>은 보기 좋게 이를 타파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정성화는 신의 한수 였고,

충무로에서 노래 잘하기로 정평난 김고은, 박진주의 선택은 역시 였다.

여기에 진정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의 조연도 좋았다.

설희,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마진주

이 여섯 명의 배우들의 합은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그리고.

세상에.

전혀~~ 정보 없던 한 인물이 주되게 나온다.

조우진 배우.

조우진씨가 얼마나 노래를 근사하게 하는 지를 알고 있었고

왕팬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씬 스틸러에 정말 설레었다.

영화의 제목과 같은 곡인 『영웅』을 비롯하여

단지 동맹』 『장부가』 『누가 죄인인가』 등

원 뮤지컬에서 등장한 주옥 같은 넘버들은

배우들의 탁월한 가창으로 스크린에 재현된다.

노래들을 듣는 것만으로 온갖 감정을 벅차게 느꼈다.

황홀함, 웅장함, 분노, 슬픔, 환희.

200명이 넘는 단역으로 출연한 뮤지컬 배우들의 앙상블에도 감동하고

한국 최초의 동시녹음 뮤지컬을 위해서 헌신한 스태프들의 노고

너무도 감사드린다.

눈이 높은 평자들에게는 분명 ‘흠 잡을 거리’가 없지 않을 것이다.

꼭 그렇고 싶을까.

비판은 앞으로 천천히 해도 충분하고

나는 지금은 오롯이 영화를 느끼고 싶다.

노래, 배우, 장면, 실제 역사

어느 것 하나

느끼기만도 지금은 벅차니까.

 

필름 스피릿 for N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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