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도리화가〉

사나예 2022. 3. 14. 21:18

 

 

 

김남길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다가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영화 정보프로그램에서 짧게 다룬도리화가영상으로 보니

그는 대원군으로 나오더군요.

 

그렇게 잊고 있다가 어제 문득 끌려서 부랴부랴 찾아

보기 시작한 영화였습니다.

 

판소리 여섯마당을 정리한 신재효.

그가 키운 제자이자 조선 최초의여류 명창진채선.

영화는

역사 속의 실존인물들을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작품입니다.

 

 

 

 

 

영화의 존재를 모르지는 않았었고

류승룡 배수지 거기에 김남길까지 나온다니 한번 볼만 하겠다 싶긴 했었죠.

그런데 강한 동기가 부족했고 다른 밀린 영화들도 많았어서 미루어진 영화였어요.

 

그러다 영화에 이동휘’ '안재홍' 나온다는 거까지를 근래에 알고

배우 맛집이네 싶어서 얼른 봐야겠다 하던 차였죠.

그랬습니다.

이렇듯 거창하지않은 이유와

부담없는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를 고증한 배경이 깨알같아 재미를 느꼈고

이름만 들어봤을 깊이는 모르는 신재효

이번에 처음 진채선 대해 알아가는 흥미진진했어요.

 

동리정사라는 판소리 학당 이끄는 신재효.

그와 싱크로율 높은 류승룡은 영화에 개연성을 부여하고

진채선을 편안하게 연기하는 수지의 모습도 영화에 사실성을 더합니다.

 

워낙 모르는 이야기 여서일까

마치 재현배우들이팩트 재현하는 서프라이즈처럼 보고 있던 .

 

그런데 비로소영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작품으로 다가온 30분쯤이 지났을 때였어요.

 

 

 

어렸을 고아가 되어기생집 맡겨져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던 소녀진채선’.

 

그는 동네에 있는동리정사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쿵쾅댔습니다.

그녀도 판소리와 노래를 좋아하고, 제법 부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그래서 어느날 무턱대고 신재효 선생을 따라가서는

자기도 소리가 하고 싶다고 졸라봤던 채선입니다.

신재효는 계집은 소리꾼이 없다 엄연한 현실을 일깨워 그녀를 돌려보냈죠.

 

 

 

 

채선은 포기하지 않고남장 하여 동리정사오디션 봅니다.

결과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

그러다 결국 정체가 들통이 났고 제대로 쫒겨나 버렸습니다.

 

그런데 판소리를 비롯해 공연에서는 갑자기연기자 필요한 때가 반드시 오기 마련이죠.

동리정사에서 참가하는 이벤트 하나인단오절

하필춘향가 춘향이 배역이 없어졌습니다.

 

고수 세종은 이전에채석이란 이름으로 들어왔던 채선을 기억해냅니다.

채선은 다시 한번 남장을 하여 무대에 서고춘향가 대목을 멋지게 소화합니다.

 

공연은 무사히 마쳤지만 채선이 동리정사 일원이 없는 여전한 상황.

신재효는 진채선의 재능을 이제 알아보고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사실이 대단하게 다가오더군요.

여성이 아무리 노래를 잘하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써도

명의예인으로 인정해주지 않던 엄중했던 유교 사회.

 

신재효가 단순히노래하나로 파격을 했던 아니고

그의사상 깨어있었으며 이게 진채선을 받아들인 바탕이 되었다고 영화는 묘사하더군요.

 

채선이 신재효에게 울컥하면서

계집이라고 노래를 못해요라고 하소연 하는 장면.

수지가 애틋함을 담아 장면을 표현하는데, 순간 영화에 오롯이 빠져들게 됐습니다.

진채선의 진심이 전해진 겁니다.

 

 

 

 

그리고 영화의 압권, 백미를 말하 않을 없겠죠.

바로 경복궁에서의 낙성연 장면입니다.

 

신재효는 수년 전에 대원군이 평범한 왕족이었을

대원군과판소리 계기로 친분을 쌓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대원군이 왕좌에 올랐고 그는 난을 치고 판소리를 즐기는 예술적 혜안이 있었습니다.

 

경복궁 재건을 기념하여 전국의 소리꾼을 불러모아 경연을 열게 됩니다.

동리정사 팀도 참석하게 되죠.

신재효는 전날에 대원군에게 간곡히 부탁해서 진채선의 참가를 허락받았습니다.

 

 

 

 

채선이 자신의 예술혼을 제대로 증명할 절호의 기회.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특히 사대부들의 눈총은어디 감히 아녀자가 판소리를하는 것만 같죠.

무대 공포증에 쫄아든 채선.

그때 재효가애드리브 하면서 흥을 돋구고 채선은 고수인 재효와 눈을 맞추면서

비로소 소리를 하게 됩니다.

 

. 판소리 애호가였어?” 만큼

장면이 주는 긴장감과 희열이란.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경복궁 군중들 속에서 관객처럼 있던 동리정사 멤버들.

이동휘, 안재홍, 송새벽.

 

그들이 채선의소리 맞추어서 불쑥 끼어들어서

춘향가를 완성하는 대목들은 소오름 소오름 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해서 즐겁기도 했고

때의 화면 연출, 배경 모든 것이 완벽하였습니다.

 

송새벽이 변사또 너름새

카메라가 들어갈 때는 나도 모르게 감탄의 소리를 질렀네요.

 

 

 

 

여기까지만도 충분히 영화는 기대 이상을 충족시켰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한방을 남겨놓고 있었어요. 바로사랑입니다.

 

채선과 동리정사 팀은 당당하게장원 먹었습니다.

여자도 일류 소리꾼이 나올 있다는, 시대의 금기도 멋진 사건이었는데요.

 

그런데 대원군이 채선을 마음에 들어했고

이는 채선이 군주의 여자가 된다는 의미였음을 누구라도 모를 없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마냥 좋아하고 축하할 일이었던 시절입니다.

천한고아 계집아이가 재능 하나로 왕의 첩이 된다는 신분 상승으로 여겨졌으니 말이죠.

 

 

 

그러나 신재효와 채선에게는 원치 않던 일이었습니다.

 

사람은 스승과 제자 이상의 애틋한 마음을 통하고 있었던 겁니다.

 

양반이라도 어명을 거스를 없을진대

평범한 중인인 재효와 천민인 채선은 눈물겹게 이별을 하게 됩니다.

 

 

 

 

감독 이종필은 채선과 재효의 사랑도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뻔하지 않았고, 애틋하게 마지막 사람 대화를 절절하게 그려서

저는 그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수지가 정말 연기를 멋지게 했고

점이 <도리화가> 퀄리티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느꼈어요.

 

 

 

 

<도리화가>.

 

실존 인물에 대한 궁금증, 배우들에 대한 기대

소박한 기대로 보기 시작한 영환데

판소리의 매력도 알아버리고, 오랜만에 멜로의 향기를 제대로 음미할 있었습니다.

 

마지막의 펑펑 내리던 장면.

 

때론 잔잔하고, 격정적인 장면에선 촉촉이 흐르던

아름다운 음악들도 최고였습니다.

 

 

 

보지 아니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이제야 발견한 보석같은 영화 <도리화가>입니다.

 

스피릿 for N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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