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

 

 

 

 

9월에 리뷰한 「5분의 혁명 감정 리폼」에서

이제 당분간 심리책은 졸업해야겠다고 적었다.

지금 쓰는 이 글로 진짜 마지막이 되겠다.^^

 

이번 책은 중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황시투안이 쓴 도서.

부제로 ‘마음 성장 수업’ 이라는 문구를 달고 있다.

본격 가을이 찾아온 요즘 문득 싱숭생숭함을 느끼던 차

마음을 점검하기에 안성 맞춤이었다.

 

인간의 마음, 심리에는 스스로가 느끼거나 혹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패턴’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감정 패턴, 사고 패턴, 관계 패턴으로 나누어 설명해 간다.

제목에는 ‘관계’만 들어갔지만 그 자리에 감정, 사고를 넣어도 무방하겠다.

 

부정적인 감정을 대면하지 않고 억누르는 데 급급하면 안 된다는 말로 시작한다.

그러함에 익숙해지면 긍정적인 감정도 함께 억눌린다는 것이다.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어떤 격정적인 감정을 알기 어렵다는 저자.

슬퍼할 줄 모르는 사람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있건 자신의 분야에서 더 ‘뛰어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불안은 계속되어 필사적으로 앞으로 달려가게 된다.과연 이렇게 살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책으로 처음 ‘비교’ 한자를 찾아봤다. 比較.

비 자는 두 자리의 비수가 한 줌은 다른 사람에게 한 줌은 자기 자신에게 꽂혀있다.

즉 칼날을 자기와 상대에게 겨눈다고 작가는 해석한다.

 

현대 사회에서 비교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그렇다면 가능한 현명하게 대처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비교의식은 부러움과 질투를 낳는다.

질투를 하려거든 차라리 부러워하라,고 저자는 적고 있다.

 

질투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갖고 누리는 것을 잃기 바라는 마음이다. 이는 무척 위험한 감정이다.

질투가 잦고 심화되면 상대방을 터무니없이 얕잡아 보거나, 적대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존재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는 것이다.

 

황시투안은 부탄의 전 총리와의 대화 한 대목을 소개한다.

잘 알려졌듯이 부탄은 행복지수 1위를 자주 하는 국가. 저그메 틴레이의 말을 들어보자.

 

행복해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을 중심으로 바깥에서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 것. ‘자극’에 대한 ‘반응’을 통해 자신을 만족시키는 방식이다. 오감을 통해 행복의 원천을 얻는 것이다. 이런 만족은 외적 자극으로 얻어기므로 짧을 뿐 아니라 위험하다.

다른 하나는 자기반성을 통해 안정을 얻고, 마음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안에서부터 자생하는 만족감과 행복이다. 이런 종류의 행복감은 어떤 물질에도 의존하지 않는다.

부탄의 행복은 후자에서 나오기 때문에 경제발전 여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본서의 저자는 중국이 눈부시다 할 만큼 성장을 했지만 사람들의 정신 생활은 그만큼 중시되지 않았음에 주목한다.

진정한 행복을 얻으려면 내면의 본질을 이해하여 정신적인 만족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요약하자면 뻔한 말 같지만, 저자의 편안한 문장을 통해

심리학으로 풀어서 설명해서 무척 와 닿는 글들이었다.

 

 

「만족과 현실 안주는 다르다」는 챕터의 내용도 뼈 때리는 것들이었다.

 

현재 상황을 무기력하게 수용하는 거하고 진정으로 ‘받아들임’은 다른 것이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관용하고 기꺼이 맞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서 앞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것이다.

 

안주가 아닌 「만족」은 다음과 같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자원을 누리며, 그 가치를 드러낼 수 있게 하는 것.

만족할 줄 아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적극적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말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나의 기초이고, 내 삶의 터전이므로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감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금 주어진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길 때 비로소 자신의 영역을 넓히며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들게 된다.

 

한자어인 ‘희로애락’.

본 책을 읽으면서 이 말이 새삼 더욱 좋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흔히 감정 기복이 있는 걸 나쁘게 여겨서, 감정을 억누르고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감정은 양면성이 있어서 어느 한쪽을 억압당하면 다른 한쪽도 영향을 받는다고 저자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용서’의 가치를 권했다.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에서부터, 자신에게 치명상을 입힌 누군가 까지도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 때 마음의 자유가 생긴다.

용서에서 한자 恕 는 【헤아리다, 깨닫다, 밝게 알다】라고 한다.

 

중국 학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심리학을 접하는 것이

새롭고도 알찬 앎을 준 책 이었다.

 

책에서

우리는 자신의 시각을 뛰어넘어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을 때, 그리고 더 높은 곳에서 주변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할 수 있을 때 성숙해진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강해야 사과할 수 있다. 그런데 마음이 더 강해야 용서할 수 있다.”

 

그저 불안해 하기보다는 불안을 자각하는 순간 일어나 행동하는 것이 좋다.

 

고통과 기쁨은 시계추의 양 끝과 같다.극도의 고통을 느끼고 나서 어느 순간 극도의 기쁨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통쾌하다의 아플 통, 쾌할 쾌는 여기서 유래되었다.

 

자만한 것은 자신감이 풍족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아 가치가 부족하다는 외적인 표현이다. 우월감은 열등감에서 비롯하고 이는 가면일 뿐이다.

진정한 자신감은 내면에서 비롯된다. 평화와 기쁨, 확신감은 마음에서만 훈련되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어도 주변의 작은 세계엔 영향을 줄 수 있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이냐, 나쁘게 만들 것이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모두에게 친절하라. 그러되 소수와 가까워지고 그 소수를 신뢰하기 전에 먼저 잘 시험해 보라. -조지 워싱턴

 

마크 트웨인도 말했다. 시간은 흘러가고 인생은 짧으니 다툼이나, 슬픔과 책망하는 것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내게 주어진 선물같은 순간을 놓치지 말고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