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cooool

요즘 읽고 있는 책, 읽을 책 이야기 (by 사나예)

사나예 2010. 8. 18. 03:37

얼마전에 김지운 감독의 숏컷 책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마음산책에서 2008년 개정판(놈놈놈 후기 수록)이 나왔다는걸 알고

정말 기뻐했던 적이 있다. ^^

 

책을 사면 늘 기쁘지만, 개정판이 나왔는줄 몰랐는데 구입하러 가서 알게 되면, 뭔가 보너스를 얻은 느낌에 더욱 기뻤던 것 같다.

 

정말 김지운 감독님은 영화들도 독창적이지만, 일종의 산문집인 이 책을 보면 글솜씨도 장난 아니시다.

 

그리고 서문에서, 달콤한 인생 촬영시 어머님이 작고하신 걸 알게됐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뒤늦게 ㅠ)

작년에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낸 나로서 뭔가 더욱 공감(이랄까?)이 가서

그렇지 않아도 감독으로서, 작가로서, 선배로서, 남자로서(응? ㅎㅎ) 좋아했던 이 분을 더더욱 좋아하게 됐으니.

 

이러다 스토커되는거 아녀 ;;;

 

각설하고 ㅎㅎ

 

서른넷까지 정말 백수였다는 이 분의 고백을 들으니 나 또한 거의 그랬기에 정말 반갑기도 하고...(자랑은 아님 ㅠ)

 

 

주옥같은 수많은 글들중 2 채프터만 소개하면 ㅎㅎ <영화감독으로 산다는 것> 중에서

 

 

나는 시나리오를 빨리 쓰는 편이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빨리 쓸 수 있는 건 아마도 다년간 쌓아온 '백수공력'이 아닌가 싶다. 백수 때 많이 보고 잘 놀고 10년간 받아들이기만 하고 한번도 쏟지 않았던 어떤 것이 무진장한 창작욕구가 되었고, 지금 영화감독이 되어 한번에 마구 쏟아져 나오는 거란 생각이 든다. 이런 백수기가 나에겐 감독이 될 수 있는 정신적인 자양분이었던 것이다. (...)

 

백수 시절, 집안에서 걱정을 많이 하긴 했지만 나는 걱정이고 뭐고 그냥 밀고 나가는 편이었다. 물론 부모님 하시는 말씀은 틀린 게 하나 없는데 늘 말보다는 그 말들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그냥 쿨하게 받아들였다. 물론 서른이 넘었는데 다 큰 아들이 집에만 있으니 어머님이 "공무원 시험이나 봐라. 동회 같은 데서 일하면 얼마나 좋은 줄 아냐" 그러시면 "아.....예."하고 아무것도 안했다. 그러다가 시나리오가 당선되어서 "엄마, 나 시나리오 당선됐어"하니까 슬픈 눈으로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시더니 "이제 거짓말까지 하냐" 그러셨다.

 

동사무소에서 멀뚱하게 앉아계실 김지운씨를 생각하니 정말 웃음이 나온다. ㅎㅎㅎ

어쩌면 그런 여간의 상황들이 '반칙왕'에서 임대호/송강호의 직장인의 애환으로 표출된게 아닐까.

 

그리고 예스24에서 구입한 책이 있는데 '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이다. 2009년 2월 출판된 책이라 2008년의 왠만한 영화들에 대한 비평이 (전문적인) 수록되어 있다.

설레이고 차근차근 읽으면서 영화에 대해 반추해 볼 절호의 기회. 스승이셨던 유지나 교수님을 비롯해 나름대로 나의 지난 영화라이프에서 등장했던 분들이 꽤 있어서 또 새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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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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