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불

여름날의 레몬그라스

사나예 2021. 8. 12. 21:46

 

로맨스 소설에 다시 눈 뜨게 한

 

혜성처럼 등장한 소설!

 

작품의 존재도 작가도 이번에 처음 알고 읽게 된 작품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많은 이들이 호평했다고는 하지만

나의 성향에 맞을지는 또 알 수 없는 일.

와 그런데 나의 취향, 제대로 저격했다.

 

2015년에 영화 나의 소녀시절은 대만 청춘 영화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몇 번이고 다시 보면서 이러한 청춘물이 유치한 게 전혀 아니고 특유의 메리트가 있다는 걸 깨달았었다.

 

드라마를 포함해 대만 청춘물은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그 저변이 있는 것임을 확인했다.

바로 <여름날의 레몬그라스> 같은 로맨스 청춘물들이 있었던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 왕샤오샤는 초딩 4학년 때 청이를 알게 되고

중학교 때 그를 짝사랑하다가 청이가 영국 유학을 가서 2년간 헤어지게 된다.

 

중학교 때의 중딩 감성의 표현이 제대로여서 이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본격 러브 라인이 펼쳐진다.

 

학창시절에 본 순정만화, 학원 명랑 만화를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었다.

 

2005~2011년대를 배경으로 펼치는 이야기들은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작가의 필력은 탄탄하고, 유머 감각이 대단했다.

샤오샤, 청이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그려내는 솜씨도 발군이다.

어떤 사건들이 그냥 소모되지 않고

나중에 떡밥이 되어 회수되는 장면들에는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그저 첫 사랑을 미화하거나, 감각적인 애정 행위를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학창 시절을 포함 1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인물들에게 쌓인 감정들을 정교하게 그린다.

 

그렇게 묵혀지고, 응집된 마음이 엔딩으로 모아지는 기법은

로맨스 장르 소설의 본연의 맛을 확실하게 살리고 있다.

 

이 작품을 만난 것도 반가웠는데

(영화는 보아 왔지만) 꽤 오랫동안 소원했던 로맨스소설에 감동해서 좋았다.

 

여전히 더위는 남았지만 문득문득 가을이 느껴져

센치해지려는 찰나

이 소설에 푹 빠져서 웃음 짓고 눈물 지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앞으로 마키아토 작가의 소설이라면 믿고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언제 읽어도 즐길 수 있지만

 

요즘에 더없이 좋다고 자신있게 추천하는

<여름날의 레몬그라스> 이다~~.

 

필름 스피릿 for N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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