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악마의 대결을 그렸다는 이 소설.
사실 처음에는 선뜻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외국, 서양에서는 익숙한 소재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의 신과 사탄을 정면으로 그리는 게 가능할까?
그런 선입견이 있었다.
소설은 ‘신한수’라는 청년의 신앙 고민으로 시작한다.
그는 모태신앙으로 기독교의 하나님을 믿으며 성장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온갖 불행과 불운의 쓰나미를 겪으면서 ‘의심’을 시작하게 되었다.
신이 계시다면 왜 세상에 악한 자들이 활개를 치며, 무고해 보이는 이들에게 고난이 닥치는가.
작가 화이트맨은 ‘신한수’라는 인물을 빌려서 이러한 신학적인 주제를
철저히 장르소설의 문법으로 풀어간다.
한편 한수의 반대적인 인물로 나오는 ‘조필성’.
그는 한수처럼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현실의 시련 가운데 ‘절대적’ 존재를 찾게 된다.
신이든, 악마든 누구라도 내게 나타나 달라고 외친 필성.
그의 앞에는 악마, 루시가 나타난다.
한수는 절박함과 솔직함으로 신을 갈구하다가 마침내 신을 만나게 된다.
소설은 이제 본격적으로 ‘한수’와 ‘필성’의 대결 구도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우선은 가독성은 보장할 만큼
쉽고 편안한 문체에 책장을 날렵하게 넘겼다.
지극히 ‘서양적’인 소재와 주제라고 생각했던
하나님과 악마의 ‘대결’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작가가 얼마나 사전에 치밀하게 조사를 하고
자기 나름의 ‘신앙관’과 지식을 확립했는지를 알 수 있다.
본 리뷰어 개인적으로 신자로서 매일 성경을 읽는데
구약의 일부분은 평소에 자주 읽지 못해왔다. 요한계시록도 마찬가지.
그러던 차에 이 책에 직접, 간접으로 인용되는 구약의 본문에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기대를 그렇게 크게 하지 않은 채 편하게 읽었는데 띵작이었다.
심지어 편견도 약간 있었는데 그걸 깔끔하게 불식시키는 작품.
작가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세련됨은 부족하지만
풋풋하고 패기 넘치는 점이 메리트다.
웹 소설 같기도 하고, 만화스러운 상상력이 풍부해서
처음엔 생소하다가 적응한 이후에는
순간적으로 더위도 잊을 만큼 몰입했다.
성경에 대한 반감같은 것만 없다면
누구든지 재미있고 흡입력 있게 읽을 거라고 자신한다.
이러한 소설을 한번은 꿈꿔 봤는데
구체적으로 실현시킨 작가 화이트맨에게 찬사를 보낸다.
And Soli deo gloria!
이 책은 책방통행에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한 글입니다.
#한국소설 #장편소설 #철학소설 #한국소설추천 #장편소설추천
포스트잇에 제 이름 넣어
재밌게 읽으시라고 해 주신 작가님
감사히 읽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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