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이 영화에 대해 놀라운 정보를 처음 새로 알았다.
모든 게 판타지인줄 알았는데 ‘동막골’이라는 데가 강원도에 진짜 있었다는 사실이다.
강원도의 워낙 험한 오지에 있어서 정말로 전쟁을 겪지 않았고 소식도 몰랐다고 한다.
몇 년전에 다시 봤었다. 그때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 감탄했다.
개봉한지 10년이 훨씬 지났는데 생생하고 뭉클한 OST라니.
며칠전에 다시 보았는데, 요즘 상황이 또 급변해서인지 다르게 다가오는 점들이 있었다.
다시 봐도 ‘여일’이 강혜정의 캐릭터와 모습은 참 경이롭다.
판타지인 걸 알지만 강혜정이 찰떡같이 소화한 모습. 순수함의 결정체였다.
요즘 활동이 뜸한 정재영과, 신하균의 케미컬이 돋보였다.
저 둘의 모습이 눈물겨울 만큼 정겨웠다.
역시 저 사람들의 모습은, 장진 감독이 제일 깨알같이 살려주는 게 아닐까.
지난달에 ‘굿모닝 프레지던트’ 글에서도 피력했듯이 장진감독 정서가 요즘 유달리 그리운 건 왜인지 모르겠다.
허점을 잡자면, 허점 투성이인 이야기이다.
판타지 장르이긴 하지만, 625라는 게 픽션으로 형상화하기에 워낙 엄중한 소재여서.
미국에서는 링컨을 뱀파이어로 그리는 등의 온갖 영화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소재 중에 한국전쟁이 있는 건 엄연한 것 같다.
그래도 15년이 지난 이 영화를 마냥 외면하지 못하겠는 건 왜일까.
개인적으로 최애하는 신하균 정재영이 나와서?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써서?
히사이시 조 음악이라서?
그것들 때문이긴 하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묘사하는 방식들이 따뜻함과 인간애를 놓치지 않아서 아닐까.
‘남북 합작 작전’이란 게 존재할 수 없고
스미스대위 같은 미군이 있을리도 없음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평화를 갈망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본편이 다 끝나고 스미스가 찍은 영화 촬영 화면에서
정재영, 신하균이, 임하룡이, 강혜정이, 류덕환이, 환하게 웃으며 나올 때
또 한번 가슴이 덜컥하면서 마음이 애렸던 ㅠ
내 마음속의 원 픽 <웰컴 투 동막골> 이었다.
2020 June As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