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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컷 2008

사나예 2020. 5. 14. 23:07



 


김지운의 숏컷

김지운 저
마음산책 | 2008년 08월

 

 

1)읽은시간 9:14~10:20pm

2)페이지 6~31

3) 마음산책에서 펴낸 영화감독 김지운의 2006년 에세이.

나는 이 책을 2011년 쯤에 샀고 그 때 읽은 이후로 비장의 무기로 두고 있었다.

무슨 소리인가.

정말 꿀꿀할 때나 울적한 순간이 오면 그 때 읽을 책으로 둔 것이다. 

 독서습관 이벤트 덕분에 이 책이 생각나서 앞부분을 읽었다.

사실은 오늘 좀 많이 꿀꿀했었기도 하고, 심신이.

그런데 이 책, 무슨 치료제라도 발라둔 건가.

 

20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나의 울적함은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다.

이 글을 쓰러 워드를 여는 순간에는  깔깔깔 하고 있다.ㅎㅎ

 

4) 책에서는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를 하게 되기까지

이후의 입봉 성공과, 놈놈놈 촬영까지를 다루고 있다.

책이 꽤 인기가 있었는지 2 재 개정판이었다.

 

이 부분에서 지금 읽으니 격세지감이며 감개무량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로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31)

 

올해 2, 바로 그 어려운 걸 봉준호가 해낸 것이다.

 

2006년도만 해도, 우리나라 영화가 칸느와 아카데미 석권이라니,

영화인과 관객 모두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김지운의 영화들을 보면 금새 눈치챌 수 있지만

이 양반 천재끼가 다분하고, 그림에 소질이 있다.

역시 3살부터 그림을 끄적였다고 한다. 누나가 배우이다.

 

어떻게 창조적인 작품을 완성할지, 정말 매일 눈 뜨면, 꿈에서도 고민하고 노력한 걸 엿볼 수 있다.

    

창작한다는 사람들이란 게 다른 말로 한다면 자기 언어를 찾는 사람들인데

세상에 기대어 살다 보니 그런 언어를 억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리고 암묵적으로 전산화된 언어만을 강요하는 이 시스템에 능숙하게 살고 있는 우리를 볼 때마다 불현 듯 몸서리쳐진다.

                                                        (31)

  

 

 

얼마전에 장진 감독의 영화와 시나리오집을 읽으며,

예전 감독들 특유의 아날로그함이 그리웠는데

김지운 감독도 그런 점이 있어서 반가웠다.

 

디지털화해가는 세상 속에 아날로그적 인간형으로 버틴다는 게 참으로 민망스러울 정도다. 클릭 한번 하면 무언가가 바로 떠올라야 하는 세상에서 설날 아침 같은 영화니 어쩌고 하는 게 송구스러워진다.’

    

그래서 내 안에서 부글부글 끓거나 뭉게뭉게 피어나는 언어와 상관없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말을 적당히 써가며 그 말이 내 말인지 내 말이 그 말인지 의미 없고 혼란스러운 언어로 세상과 겨우 소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30)

 

 

 (정색하며) 아니요, 지운 감독님.

 

그런 개인성, 아날로그틱 계속 유지하십시오.

 

누가뭐래도 제가

당신의 다음 작품을 극장 구석 1열에서 볼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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