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읽은시간 9:14~10:20pm
2)페이지 6~31쪽
3) 마음산책에서 펴낸 영화감독 김지운의 2006년 에세이다.
나는 이 책을 2011년 쯤에 샀고 그 때 읽은 이후로 비장의 무기로 두고 있었다.
무슨 소리인가.
정말 꿀꿀할 때나 울적한 순간이 오면 그 때 읽을 책으로 둔 것이다.
독서습관 이벤트 덕분에 이 책이 생각나서 앞부분을 읽었다.
사실은 오늘 좀 많이 꿀꿀했었기도 하고, 심신이. ㅠ
그런데 이 책, 무슨 치료제라도 발라둔 건가.
20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나의 울적함은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다.
이 글을 쓰러 워드를 여는 순간에는 깔깔깔 하고 있다.ㅎㅎ
4) 책에서는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를 하게 되기까지
이후의 입봉 성공과, 놈놈놈 촬영까지를 다루고 있다.
책이 꽤 인기가 있었는지 2판 재 개정판이었다.
이 부분에서 지금 읽으니 격세지감이며 감개무량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로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31쪽)
올해 2월, 바로 그 어려운 걸 봉준호가 해낸 것이다.
2006년도만 해도, 우리나라 영화가 칸느와 아카데미 석권이라니,
영화인과 관객 모두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김지운의 영화들을 보면 금새 눈치챌 수 있지만
이 양반 천재끼가 다분하고, 그림에 소질이 있다.
역시 3살부터 그림을 끄적였다고 한다. 누나가 배우이다.
어떻게 창조적인 작품을 완성할지, 정말 매일 눈 뜨면, 꿈에서도 고민하고 노력한 걸 엿볼 수 있다.
창작한다는 사람들이란 게 다른 말로 한다면 자기 언어를 찾는 사람들인데
세상에 기대어 살다 보니 그런 언어를 억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리고 암묵적으로 전산화된 언어만을 강요하는 이 시스템에 능숙하게 살고 있는 우리를 볼 때마다 불현 듯 몸서리쳐진다.
(31쪽)
얼마전에 장진 감독의 영화와 시나리오집을 읽으며,
예전 감독들 특유의 아날로그함이 그리웠는데
김지운 감독도 그런 점이 있어서 반가웠다.
‘디지털화해가는 세상 속에 아날로그적 인간형으로 버틴다는 게 참으로 민망스러울 정도다. 클릭 한번 하면 무언가가 바로 떠올라야 하는 세상에서 ’설날 아침 같은 영화‘니 어쩌고 하는 게 송구스러워진다.’
그래서 내 안에서 부글부글 끓거나 뭉게뭉게 피어나는 언어와 상관없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말을 적당히 써가며 그 말이 내 말인지 내 말이 그 말인지 의미 없고 혼란스러운 언어로 세상과 겨우 소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30쪽)
(정색하며) 아니요, 지운 감독님.
그런 개인성, 아날로그틱 계속 유지하십시오.
누가뭐래도 제가
당신의 다음 작품을 극장 구석 1열에서 볼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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