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나의 신간 <당신을 믿어요>를 읽었다.
앞에서 수시로 뭉클 뭉클하다가 끝내 울음이 팡 하고 터지는 페이지를 만났다.
김윤나씨가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던 장면에 대한 묘사.
어쩌면 나와 그리 똑같은 부분이 많았는지.
몇 년전에 일본영화 <굿‘바이>의 장례식 장면에서 몇 년전 소천하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서 눈물 흘린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후에 영화 책을 통틀어서 이렇게 나를 건드린 책을 처음 만났다.
<말 그릇>이 유명하다던데 내가 김윤나를 만난건 다른 책들 2권이었다.
상담가의 카운슬링 이야기.
개인적으로 이 분야 책을 그렇게 자주 읽지는 않았고
한 작가를 쭉 따라간 적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김윤나 작가 이 분만은 예외가 될 듯 하다.
한편의 에세이 작가로서도 이전 작품보다 더 깊어지고,
더 깨달음을 주었다는 점도 굉장했다.
지난달에 EBS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생의 마지막 한걸음>을 보았다.
거기서 자살하려던 이들을 구하는 목사 부부가 나온다.
목사의 아내인 여자분이 공동체에 속해 자활을 하는 분에게 상담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이 매우 인상깊었었다.
상담을 하는 여자분은 전문상담을 배운 분이 아니지만
일본인 특유의 세심함과 배려심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단순히 위로해주는 것을 넘어서 진정한 조언을 주는 그분이 존경스러웠다.
이책 <당신을 믿어요>의 김윤나 코치도 같은 맥락으로 존경심이 들었다.
상담 전문가의 당연한 자질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언젠가 라디오의 음악방송에서 소개된 한 사연이 떠오른다.
그 사연속의 직장인은 “동료에게 자신의 속깊은 얘기를 털어놓았더니 친밀해진 게 아니라 약점만 잡히더라”고 하소연했다.
디제이는 웃어 넘기면서 이해된다고 하고는 넘어갔다.
뭔가 씁쓸한데 반박할 수가 없었다.
사는 건, 누구랑 관계를 맺는 건 그런 미묘한 일의 연속인 것 같다.
김윤나의 <당신을 믿어요>가 작가의 이전작보다 뛰어난건
개인 에세이와 상담 책을 절묘하게 결합한 점이었다.
코칭 상담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저자 자신의 경험을 결부시켜서 풀어나간다.
이 두가지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결이 되어 읽기가 편했다.
개인적으로는 의문의 1승처럼
아빠를 보내드린 일화에 사람들 많은 카페에서 읽다가 울음이 나와서 참느라 혼났다.
예전에 정혜윤 작가를 더 좋아하게 된 이유를 리뷰하면서 쓴 바 있다.
그냥 책 자체가 좋기도 하지만
어떤 ‘코드’가 통해서 그랬다고 적었었다.
김윤나 작가가 어떤 책들을 읽고, 그 책들에서 무엇을 얻었는지를 알았다.
그래서 책에 대한 책 같은 기분도 곳곳에서 든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좋아하고 나랑 통하는 부분에서 마치 소울메이트 같은 그런 느낌도 있었다. (살짝 부끄러움^^)
산문집이기에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읽어도 괜찮다.
상담가가 쓴 책이라고 뭔가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본격 가을이 되어서 문득 센치해지는 순간에 당황스럽기도 한 요즈음
참 읽기 좋은 책
<당신을 믿어요> 였다.
앞의 수식어도 따뜻해서 자꾸 되내게 된다.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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