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cooool

진짜 나 만남

사나예 2019. 2. 17. 20:10

 

 

 

 

지난달에 읽으며 엄청 재미나게 읽었다.

필사이벤트에 참여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펼쳐들었는데 여전히 꿀 잼이다.

전체 이야기는 알고 읽는데도 곳곳에서 ‘낄낄’ ‘키득’ 거리며 읽었다.

 

유쾌하고 솔직한 에너지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산문집이다.

박정민의 유머 코드가 무엇인지 이제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2013년 6월에 시작한 글은 2016년 6월에 시상식으로 끝이 난다.

 

<쓸 만한 인간>에는 박정민이라는 청춘 영화배우의 3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처음에는 마냥 재기발랄하다가 끝에는 훈훈하고 흐믓해졌던 건, 꼭 저자가 백상예술상에서 상을 타서만은 아니었다. 

 

『과정』을 읽는 것의 재미와 의미를 알았다.

무명에 가까운 연기자. 치열하게 목표를 향해 직진하며 나아가던 배우였던 작가.

어느 날 갑자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1년, 2년 쌓아간 그 과정을 동참했다.

지금의 「그의 위치」를 알고 역주행하는 셈이지만,

완성도 있는 작품이 알고 봐도 재미있듯이 <쓸 만한 인간>도 그러했다.

 

한 달에 한 편의 글. 그것을 차곡차곡 3년을 쌓아갔고 그 결과물이 이 한 권의 책이다.

책에는 저자가 박원상에게 들었다는 조언&격려가 나온다.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그리고 길게 노력해라.’

 

박정민의 연기 여정은 꼭 10년만에 남자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면서 빛을 발한다.

스물아홉에 촬영하고 서른에 개봉한 <동주>를 통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나도 박정민에 대해서는 동주 전과 후로 나뉜다.

조금 극단적일 수도 있는데 <동주> 전에는 그를 전혀 몰랐다가 <동주> 이후로는 열혈팬이 되었다.

 

 

지난달에 읽고, 오늘 다시 읽으니 여전히 키득거리며 웃음 빵빵 터지게 하는 이 책.

 

고단한 시대 20대들이 읽으면 진득한 위로를 얻을만한 빼어난 수필이기도 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거리가 멀겠다고?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박정민은 10년간 성실히, 정직히 노력했고 그의 주변에는 비 영화인이 더 많다.

연예인이나 스타라기보다는, 보통의 취업준비생의 일상에 더 가까운 10년을 보낸 박정민이다.

 

꼬박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직하게 써내려간 글.

나름 극한직업인 배우 박정민의 짠한 경험들, 감동의 순간들, 이불킥 굴욕까지가 모두 담겨 있다.

 

과정 이라는 단어와 함께 <쓸 만한 인간>을 가장 대변하는 말은 자연스러움 인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글, 이라는 과제는 에세이가 하나씩 쌓이면서 이에 신뢰를 더해갔다.

 

몇 달치 넘게 읽다보면은, 무슨 시트콤 시리즈를 읽는 기분이 된다.

그래서 신나게 잔뜩 기대하면서 다음 장을 펼치게 된다.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길게.

박원상 선배가 가르쳐준 이 가르침은 박정민에게 커다란 지침이 되었다.

그리고 이준익 감독은 영화는 팀 Team 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분이었다.

송몽규로 참여한,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동주>다.

 

책장을 덮으며 내게도 이 두 가지가 굉장히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길게.

팀 이라는 것.

 

모두 쉽지 않은 모토이다.

성실한데 절실하지는 않을 수 있다.

절실하기만 하고 정직하지 못할 수 있다.

길게 버틴다는 것도 힘들다.

팀의 구성원으로 한 목표를 향해 희생할 줄 아는 것도 아직 많이 모자란 역량인 듯 하다.

 

무언가를 애써서 가르치려는 책은 전혀 아니다.

20대 후반으로 시작하여 서른살에 마치는 글들은 자기에 대한 처절하고 적나라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재밌긴 하지만 자기 비하가 지나치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조금 다른 결로 다가왔다.

배우라는 일을 하는 분들이 다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박정민은 자신을 무척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기를 가지고 유머를 던지고, 웃음의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런데 또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고 돌볼 줄 안다. 자신의 바닥을 익히 알고, 자신의 약한 것, 못난 것을 잘 알기에 그만큼 더 사랑해 주는 거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자신에 대한 표현’들이 참 자유롭다고 이번에는 느껴졌다.

 

 

배우는, 대본에 쓰인 대사와 행동을 바탕으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 직업이다.

자신이 해석한 것과 감독의 디렉션을 결합하여서, 살아있는 인물을 창조해 낸다.

최고의 배우들은 완벽한 연기를 통해서 ‘그 인물’을 최적화해서 보여 준다.

간혹 경악을 줄 만큼, 배우의 개인적인 모습과는 180도 다른 역을 연기해 내기도 한다.

 

자신에 대해, 자신의 장점을 비롯하여 한계까지 오롯이 아는 사람이, 그런 배우야말로 최적의 연기를 펼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연기파 배우’ 박정민의 내면을 담은 이 소박한 책이 배우라는 직업의 의미까지 깨닫게 한다.

 

이 글을 본다면 박배우는 또 ‘아니 그런 건 로버트 드니로나 하는 건데요’라고 대꾸할 것 같다. 아직 그런 경지에는 못 이뤘다고 손사래를 칠 것 같다.

 

아무튼 산문집이 독자에게 크고 작은 웃음들을 빵 빵 터지게 한다는 점에서

그것만으로도 나는 더없이 즐겁게 읽었다.

 

박 작가. 이 리뷰가 부담되시는가?

그러면 어여 두 번째 작품 고고씽~~ ^^

 

 

 

 

애매모호 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이론이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지난번에는 가치 value, 신념 belif, 욕구 needs 를 중점적으로 봤는데요.

이번에 읽는다면 감정 emotion 과 강점 Strength 를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요.

 

자신을 해부하라는 심리학은 사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요.

김윤나 씨의 코칭 상담은 정말 무언가 차원이 달라서 수긍 하며 읽게 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