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cooool

푸치니 _유윤종

사나예 2018. 7. 23. 02:46

저자의 서문의 이런 문단이 무척 와닿았다.

‘푸치니를 좋아하십니까?’라고 누군가에게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요’.

 

저자는 이어서 말한다. 아는 만큼 더 보인다고. 그리고 보이는 만큼 더욱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아르떼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신작이다. 응모했을 때 두 책 중에 하나가 될 거라고 블라인드를 했는데 그래서 은근히 떨렸다. 책을 펼쳐보니 <푸치니>였다.

 

유윤종 작가의 이 책 <푸치니>를 통해서 나는 비로소 푸치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유윤종 저자는 푸치니의 흔적을 더듬어 찾는 예술 기행을 떠났다. 푸치니가 태어난 토스카나의 작은 도시 루카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푸치니가 아버지를 사별하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운 베르디 음악원을 거쳐서, 밀라노의 호수 마을 코모까지.

 

처음부터 중반부까지 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의 이야기였다. 이탈리아 음악학 개론 책처럼 나열식으로 설명하였다면 읽는 흥미가 크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 푸치니 애호가인 저자가 직접 이탈리아의 곳곳을 찾아가며 펼치는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졌다.

 

푸치니는 당대의 쟁쟁한 음악인들과 교류를 하면서 성장한 작곡가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또한 이탈리아의 모르는 음악가들의 이름이 잔뜩 등장한다.

그러다가 아는 음악을 만나면은 또 반가웠다. 여러 영화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이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는 피에트로 마스카니 Pietro Mascagni 의 오페라 작품명이다. 그 중에 인터메조가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에 쓰인적이 있었고 나는 정확한 제목은 모르지만 그 음악을 좋아하고 있었다.

 

푸치니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알았고 관심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책 <푸치니>를 읽으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었고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읽었다.

 

유윤종이 찾아간 이탈리아의 곳곳을 가보고 싶어졌다. 특히 화려한 대도시보다는 루카 라는 곳이 무척 애정이 갔다. 푸치니의 고향인 곳으로 알고보면 음악을 사랑하는 곳이었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명 작품들을 비롯해서 자세히는 몰랐던 푸치니의 오페라들을 한 편, 한 편 만났다. 작가 유윤종의 친절하면서도 팬심이 가득히 깃든 글을 통해서.

특히 유윤종이 도시를 방문해서 보고 느낀 것들과,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정말 좋았다.

 

이탈리아의 예술 도시들을 기행하는 기분이 들면서 푸치니에 대해서도 한층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일석이조랄까.

 

얕게만 대략 알던 푸치니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접하니 처음에는 살짝 버겁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책을 읽는 목적이 무슨 시험을 보려는 것도 아니므로, 그저 즐기면서 저자의 글을 따라갈 수 있었다.

후반부에서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최신 정보도 알려준다.

 

푸치니는 서양권에서는 무척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에 속한다. 푸치니는 현실과 거리감이 있는 저 멀리 있는 예술이 아니라, 일상에 밀착된 음악을 만든 창작자였다.

오페라는 영화라는 대중매체가 탄생하기 전에, 종합예술로서 관객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호흡한 친근한 예술 장르였다.

 

『투란도트』 속의 아리아인 「잠들지 말라 Nessun dorma」는 익히 알았던 곡이다.

폴 포츠가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러서 다시 한번 회자되기도 했던 아리아.

 

유윤종의 <푸치니>. 저자의 애정과 기행문을 통해서 더욱 작품의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꼼꼼한 구성, 가독성과 센스가 넘치는 책의 모습 덕분에 저자의 글이 한층 빛이 나고 있다.

 

푸치니,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해서 알고 싶고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푸치니>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