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추억은 방울방울

사나예 2023. 11. 20. 20:51

명작이라고 들어 온 만화영화.

하도 명성을 들었기에

플레이를 시작하면서 가벼운 흥분과 설레임이 일렁였다.

현재 28세인 다에코.

도쿄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는 농촌일 덕후이다.

진심으로 농사일을 좋아하는 다에코는

작년에 이어서 올해 휴가도 산골짜기 시골에서 보낼 예정이다.

요즘은

주말 농촌 체험 같이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데 다에코는 그런 게 아니라

지인을 통한 찐 농사를 했다.

그녀가 기차역에 도착하자

도시오라는 동네 청년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영화는 내가 추측하고 예상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

무척 문학적인 향취가 가득하다.

다에코의 열두살,

초등5학년 때의 추억과

스물 여덟 현재가 교차가 되며 전개가 된다.

도쿄 사람들이 시골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다에코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시골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도시와 농촌에 대한 생각이 이어지는데

그게 굉장히 진지하다.

어색하지가 않고

교훈적이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뚜렷한 사상, 철학으로 귀결이 된다.

그게 너무도 편안해서

감탄스러웠다.

주인공이 갖는 생각들, 감정들은

일본 한국을 떠나서 시대를 초월해서

공감이 되었다.

심지어 2023년 지금의 시각으로 보아도

고찰해 볼 만한 이야기들이었다.

옛날 영화라 약간은 지루한 점들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잔잔히, 느릿하게 보고 있는데

후반부에서 다에코의 어두운 추억이 나오면서 갑자기 텐션이 높아졌다.

그 사건은 사소하다면 사소한 일인데,

다에코의 유년기의 씻을 수 없는 충격 이었다

초등 5학년.

그 아이들은 마냥 순진하고 어리기만 한 건 아니었다.

다에코는 고향같은 이곳 산골짝에서

아무런 가면도 쓰지 않고 몇 주를 지내면서

내면의 깊은 심연과 만나고 있는 거였다.

도시오와의 풋풋한 연애 감정이 매개가 되면서

엔딩에서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다에코.

그걸 묘사하는 그림체와 음악,

극적인 모멘트가

나를 전율시켰다.

눈물이 흐르면서 나는 입틀막을 하고 있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제작하고

다카하다 이사오가 연출한

애니메이션.

그저 막연히 호평을 들어온 내게

관람의 체험이 주는 황홀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엔딩에서 툭 흘러나온 그 노래에

심쿵 하면서 감상을 마친다.

걸작 한편을 이렇게 또 경험했다.

필름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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