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내 마음의 풍금

사나예 2021. 4. 25. 14:21

 

 

 

연휴 기간에 채널을 돌리다 방영하길래, 몇 장면 쯤 볼까 하고 보기 시작했다.

배우들은 여전히 현역들이라 거리감이 없었지만, 무척 오래된 영화 <내 마음의 풍금>.

근데 새삼 참 감동적이었다.

 

작은 소품들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내 마음의 풍금>은 1960년대 중후반의 시골 국민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슨상님'은 너무도 고결하게 여겨지던 존재였고, (지금의 선생님들 폄하는 아니고) 다수의 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셨던 느낌이 난다.

 

그런데 기시감이 느껴졌다. 나는 8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녔고,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깡시골도 아닌데^^ 운동회 풍경, 방과 후는 오로지 들로 산으로 뛰어놀던 기억, 졸업식 때 아쉬워하던 마음 등..

아쉽게도(?) 총각 선생님은 없었지만, 영화의 이야기들은, 그 때 당시에 실제로 있었을 일로 다가왔다.

물론, 지금도 (우리가 모를 뿐) 어딘가에선 벌어질 일일 지 모른다.

 

홍연은 학업의 때를 놓쳐서 열일곱에 국민학교를 다시 들어갔다. 하지만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왠지 옛날에는 당연히 그랬을 것 같다. 어렸을 적에는 길거리와 운동장에서, 고무줄과 공기놀이, 오징어를 매일 했고 약한 아이는 깍두기로 배려하는 모습이 있던 시절.

 

 

 

 

 

지금은 사라진 선생님과 아이들의 애틋한 사제간의 정과 사랑이, 특히 가슴을 울렸다.

 

 

우리는 가난을 잊었다. 그것까진 좋지만, 잊어버린 과거의 추레함과 더불어,

잊어선 아니되는 것들까지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 사건은 필자에게 영화를 보는 시선과 감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듯 하다. ㅠ

 

 

단순히 복고 열풍이나, 과거를 되풀이하는 것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가난 극복, 초고속 성장 뒤안으로 묻혀져 버린,

사람 사이에 분명 존재했던 존중과 사랑, 그런 것들. 다시 되살리기는 많이 늦어버린 것일까?

 

장필순, 한동준의 노래가, 아련한 풍금 소리와 더불어 마음을 푸근하고 편안하게 하는 O.S.T도 굿~ ^^

 

May/2014

 

 

 

 

내 마음의 풍금 /장필순 . 한동준

 


어느날 문득 그리움처럼
봄날의 향기 파고드네

어둠에 묻힌 내마음의 풍금
잠에서 깨어 울려오네

정신없이 뒹굴던 우리 어린날을 지나서
아프도록 꿈꾼 거기 어느새 피어나

눈부신 햇살 날리는 꽃잎
모두가 어지럽게 치루었던 계절

사랑 슬픔 사랑의 기쁨
모두가 아름답게 타오르던 불꽃

어느날 문득 그리움처럼
봄날의 향기 파고드네

정신없이 뒹굴던 우리 어린날을 지나서
아프도록 꿈꾼 거기 어느새 피어나

눈부신 햇살 날리는 꽃잎
모두가 어지럽게 치루었던 계절

사랑 슬픔 사랑의 기쁨
모두가 아름답게 타오르던 불꽃

어둠에 묻힌 내마음의 풍금
잠에서 깨어 울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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