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결회래적 여행자

사나예 2019. 4. 19. 19:23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은지 1년이 지났다.

<인물로 읽는 중국 근대사>를 100페이지까지 읽고 쓰는 리뷰이다.

두꺼운 분량, 근대사 라는 범주에, 읽기 전에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정말 책의 난이도가 내게는 최강이었다. ㅠ

책을 보내주신 담당자와 약속한 상태에서 작년말까지는 쓰겠다고 메일과 쪽지를 드렸는데 4개월이 훌쩍 지났다.

더 미루다가는 아예 약속을 못 지킬 것 같아서, 읽은 데까지 1차로 쓰는 것으로 시작하여 본다.

 

저자의 지식은 해박했다. 다만 내게는 익숙치 않은 표현법, 청국의 역사가 몹시 어려웠다.

분명 글자는 한글이고 페이지는 넘어가는데 이해가 안되었다.

그러다가 다른 역사책에서 같은 시대를 다룬 책들을 알음알음 읽어가면서, 더디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은 중국의 근대사를 이렇게 분류했다.

양무파, 변법파, 혁명파.

1장 양무파에는 임칙서, 증국번, 좌종당, 이홍장

2장 변법파에는 강유위, 양계초, 엄복

3장 혁명파는 손문, 원세개 이다.

 

손문을 비롯해서 두 세명만 들어본 이름이었다.

 

중국의 근대의 시기는

1차, 2차 아편전쟁부터 1919년 신해혁명까지 로 작가는 보았다.

 

아편전쟁 때 활약한 중국의 관리가 첫장에서 다루는 임칙서이다.

그는 영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후에 중국은 모두 패배하여 불평등한 조약들을 맺게 된다.

홍콩 할양으로 유명한 남경조약이 이 시기에 체결되었다.

 

중국의 역사, 근대사를 알고 싶었는데 갑자기 분위기는 세계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을 위시로 프랑스, 러시아, 미국까지 나라들이 청국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100페이지까지는 임칙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청 왕조가 어떻게 열강의 계략에 휘말렸는지를 세세하게 펼친다.

책의 도입부로 매우 디테일했고,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다.

사전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며칠에 읽었을지는 모르지만, 내게는 긴 대장정이었다.

 

1장을 무리하지 않고 내 속도에 맞게 소화하였기에, 앞으로 2장 3장 이후는 비교적 평이하게 진도를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1장을 읽은 소감은, 정말 아편전쟁이 지독한 전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냥 백과사전에서 몇 줄이나 길어도 두세 페이지로만 접했었다.

 

그런데 이 전쟁이, 열강이 청국을 지배하기 위해서 얼마나 집요하게 매달린 것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세세한 사항들은 전부 기억하지는 못했다.

필요하면 해당 페이지를 찾아서 확인하면 될 것 같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내게는 절박했고, 이 목표는 우선 성취했다.

 

청국이 아무리 큰 대륙이고 자원이 풍부하고, 무역에 유리하다고 해도

19세기 중반부터 후반까지 영국과 열강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은 진짜 후덜덜했다.

 

지금이야 지나간 과거로 역사의 뒤안길이 됐지만

저 때 청국이 얼마나 당황했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요즘에 조선의 구한말 역사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았다.

그렇기에 19세기 중반 이후로 청국이 겪었던 전쟁과, 정치상황은 조선과도 결코 무관할 수 없는 거였다.

이런 밀접한 연관을 갖고 접근하니, 중국의 근대사가 중요하게 다가왔다.

 

<인물로 읽는 중국근대사>의 저자는 1장을 통하여 중국의 ‘중화사상’이 위기를 겪었다고 적고 있다.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비참한 현실은, 

제국들의 미친 식민경쟁 이라는 외부요인과 더불어, 지나치게 자신감에 차있던 청조의 자만이라는 내부요인 때문이었다.

 

 

얼마전에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났더니 청 왕조의 황제와 관료들이, 서구 열강의 접근과 침략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는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정면으로 맞서자는 이들, 신중하게 지켜보다가 방어하자는 이들, 대화와 타협의 외교를 하자는 이들까지.

 

막강한 군사력, 거대한 함선, 아편으로 중국을 지배하려는 영국은, 청의 관리와 군인들이 대처하기에 힘든 상대였다.

 

나중에는 영국이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프랑스와 연합해서 청국을 치는데, 당시가 얼마나 무시무시했던 때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저 청에 대한 애국심과 기개만 갖고는 영국과 서구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청은 굴욕적인 조약을 맺고 영국에 국토의 일부를 빼앗기고, 개항을 해서 해당 지역에서 영국은 치외법권을 갖고 마음껏 무역을 하게 된다.

그저 이것만도 비참했는데, 이 기회를 틈타서, 프랑스, 미국, 러시아까지 가세해서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는데 성공한다.

 

인민들의 인명 피해와, 물자를 약탈당하는 것은 겨우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영국을 비롯해 서구 국가들이 청국을 이대로 호락호락 놔둘리 없었다.

아편전쟁의 상흔이 간신히 아물었으나 청국은 격변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이후의 역사는 이후 2장부터 또 파란만장하게 전개될 것이다.

 

19세기 후반으로 가면서는 일본이 조선 침략을 계획하고, 이를 빌미로 청, 러시아와 갈등을 빚는 이야기가 등장할 것이다. 

이때부터는 우리의 역사와도 뗄 수 없는 연관을 갖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처음에는 알고 싶다는 열망에 덥썩 집어든 <인물로 보는 중국 근대사>.

중국 역사라지만 서양의 역사, 정확히는 제국주의의 역사까지 살펴보고 있었다.

그래서 무척 버거웠고 너무 쉽게 도전했나 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들을 이해할 때까지, 곱씹으며 읽었다.

우리나라 19세기 후반~20세기 초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는 역사기에, 더 관심을 갖고 읽을 생각이다.

 

청은 끊임없이 서양에 시달리는 이야기고, 일본과 청의 사이에 놓인 조선은 더 시달리게 될 역사.

 

무거운 역사이지만, 꼭 알아야 할 중국이기에 인내심을 갖고 읽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