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를 돌면 바로 나오는 그 작은 카페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자리한 영화들이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비중은 역시 10대 후반~20대 초반까지 본 영화들인 것 같다.
거기에 이 영화도 또렷하게 있었다.
《바그다드 카페 out of Rosenheim》.
대학 때 써클룸에서 최초로 보고 20대 후반까지 한 해에 한번은 다시 봤다.
그러다가 그 텀term이 점점 길어졌다.
2년에 한번보고, 3년이 지나서 다시 보고, 5년이 지나서 다시 보고….
그렇게 재감상 횟수는 줄었지만 내 마음속 영화로는 언제나 자리잡고 있었다.
오늘 감상하기 전에 몇 년 전에 봤는지는 기억이 매우 희미하다.
적어도 4년은 후딱 흐른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봐도 역시 감동이고 새롭다. 역시 바그다드 카페다.
지난 세월 속에서 <바그다드 카페>는 살짝 평가가 달라졌던 것 같다.
언젠가는 ‘영화가 싱겁다’ 했고
언젠가는 ‘예술 영화구나’ 했고
언젠가는 ‘그래서 메시지가 뭐지?’ 했다.
지금 다시 본 영화는 그 모두의 질문이 떠올랐다.
그런데 전혀 싫지가 않았다.
싱거우면 싱거운 대로, 아트 무비면 그런대로 좋은 거다.
메시지는 또 다르게 다가왔다.
1987년작이고 나는 1990년대 중반에 봤던 이 영화.
여러번 봤다지만 시간의 간극이 상당하다.
처음 본 매체가 비디오테크 여서인지 그런 질감의 잔상 殘像이 남아 있다.
게다가 소리에서도 오래된 테이프 재생하는 것처럼 ‘치익-’소리가 난다.
디지털, 유튜브가 대세이지만 이러한 복고, 촌스러움이 도리어 사랑스럽다.
다시 보니 야스민이 너무 아름다우시고, 브렌다도 무척 젊어보여서 놀랐다.
더불어 브렌다가 나중에 뮤지컬 할 때 노래 실력이 제법이어서 ‘오우~~’했다.
이 배우분 최소 브루클린 타버나클 처치 성가대 단원. >_<
얼마전에 영국 잉글랜드의 시골 수의사의 이야기를 훈훈하게 읽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 어드메에 있는 ‘바그다드 주유소 카페’도 그러했다.
스타벅스 같은 거대 체인점도 아니고
효율적인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도 아니다.
브렌다와 야스민, 그리고 몇 명의 직원과 가족들이 경영하는 작은 카페.
그들은 주로 사막을 지나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
자신의 삶을 즐기기에 최선을 다하고, 라스베이거스 보다 소박하지만 깨알같은 재미가 있는 쇼를 선사한다.
소문이 나서 이 곳을 지나는 운전자는 반드시 들르는 명소가 됐다.
운전하면서 고단한 중에 ‘바드다드 카페’의 쇼는 소소한 활력소가 될 것이다.
후미진 어딘가에, 시골 한 평범한 곳에
자신의 일을 행복하게 하면서 사람들에게 비범한 감동을 주는 이들이 있다.
화려하게 광고를 하지도, 유명세를 타지도 않지만
숨어있는 무림의 고수들이 있는 곳의 이야기는 진정한 감동인 것 같다.
이번의 <바그다드 카페>는, 내게 이랬다.
또 얼마쯤 후에 이 영화와 다시 만날까.
조바심이나 막연함 없이 즐거웁게 그날을 기다려본다.
미지 未知에 설레여 하며
감사히 일상으로 다시 들어간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by GRACE by BLOOD (1) | 2019.03.25 |
---|---|
honor (0) | 2019.03.24 |
대접 (0) | 2019.03.14 |
Denzel washington Quotes 15 덴젤 (0) | 2019.03.13 |
아성 우성 정재 (0) | 2019.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