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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건축학 개론>의 멜로, <써니>의 향수

사나예 2015. 2. 8. 17:49

김현석 감독 영화를 좋아한다.
<광식이 동생 광태>부터 해서 , <스카우트>, 까지 이 분의 영화들은 다 극장에서, 어떤 영화들은 2번 이상 보았다. (개봉 당시)
연애 이야기가 중요한 테마인 <쎄시봉>은 <시라노 ; 연애 조작단>과 맥을 같이하는 감동 코드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쎄시봉 출신 뮤지션들의 노래들을 원없이 들을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았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웨딩 케이크> 여러 팝송들까지,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들의 음성으로, OST속 실제 가수들의 원곡으로 들을 수 있다.
앞부분은 코믹 터치도 많으면서, 내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그렇게 재미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재밌었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김민기/양희은 이런 민중가요를 부른 분들과 양대 산맥이었던 포크 가수들의 모습들은 깨알같은 고증과 세트 재현을 통해서 실감나게 다가온다.

노래들에 대한 평가는 차제에 다시 하기로 하고, 필자에게는 정우의 재발견이었다.
이미 응답하라 드라마에서 그의 매력이 돋보였지만, <쎄시봉>에서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 오근태로 그는 영화에서 빛나고 있었다.
서투른 사랑을 하는 청년으로, 사랑에 빠져서 행복해하는 남자로, 그리고 마침내는 영화의 비밀을 품고 있는 역할로 그 모두를 다 보여준다.​

​말 그대로 전설이었던,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에 힘입고 있는 스토리인 건 맞지만, 영화 <쎄 시 봉>은 실제 소재에 숟가락만 올린 얄팍한 영화는 아니었다.
감독이 각본가로서도 역량이 높았기에 가능했던 부분이 아닌가 한다.

몇년전 <놀러와>로 시작된 쎄시봉 신드롬은 훈훈한 현상이었다. 그러다 잊고 있었는데 영화를 통해 다시 보는 그 시절의 인물들과, 음악 감상실 <쎄시봉>은 정말 대단한 문화의 아이콘으로 내게 다가왔다. 특히 미국으로 이민갔었기에 상대적으로 잘 몰랐던 이장희씨가 비중있게 나오는 부분이 나는 제일 신선하고 좋았다. ^^​
몇년전 열풍 때 나도 문득 생각했던 일, <웨딩 케익> 가사가 엄청 슬프다는 것이었다. 영화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온다. 원곡 웨딩 케이크는 평범한 주부의 생활 이야긴데, 어쩌다 번안 가요는 그리 바뀐 거냐고.
그 궁금증을 오근태와 민자영의 러브 스토리로 연결시킨 설정이 참신했다.

현재-1990년대 초- 오근태 역의 김윤석 씨의 캐릭터가 처음에는 무척 처지는 느낌이어서, 그 부분이 보면서 좀 의아하긴 했다. 그런데 나중에 비행기로 들어가면서 주저앉아 오열하는 뒷 모습 씬에서 그런 아쉬움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
나중에 밝혀지는 어떤 숨은 사연은 충분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한 가지, 트윈 폴리오의 멤버들, 이장희 씨 등은 어떻게 그렇게 쉽게 그런 과거를 용서했을까 그 부분이 좀 갸웃했다. 영화에서 그런 화해와 포용의 이야기는 깊이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한국영화 속 많은 배우들의 매혹적인 연기에 늘 반한다. 그런데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분들도 많다니 정말 굉장하다. >_< 부럽기도 하고, 그것보다는 뭔가 든든하고 뿌듯하다는 느낌이다.^^

윤형주 역의 강하늘, 송창식의 조복래, 카메오 김인권(꺅)의 조영남까지
오디오 적인 면에서도 감탄했던 즐거운 영화였다.

자칫 어두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무리없이 유려하게 담아낸 <쎄시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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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티즌 리뷰
글쓴이 : 사나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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