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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사나예 2022. 4. 16. 21:45

 

 

    하고 싶은 말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공간

   어떤 비판이나 충고 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공간이 세상에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요?  (124)

 

 




 예능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복면가왕’. 연예인이 가면을 쓰고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컨셉의 프로이다.

 방송이 장수하는 이유는 어떤 선입견이나 평가가 없이 목소리만으로 ‘노래 듣는다는 거였다.

 

누군가의 「진정한 마음 담은 ‘ 읽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누구인지 모를 사람들의 ‘마음 읽게 하는 ‘기획으로 진행되었다.

 

 전시장에 공중전화 부스기가 있고 전화기가 놓여 있다.

 곳을 찾은 사람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전화로 털어놓아 남겼고

책의 저자는 이를 엮어서 본책으로 펴낸 것이다.

 

무려 10만명의 사람들이 남긴 내밀한 ‘고백’.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너무도 설레임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음성을 활자로 펴냈다는  특징이고

전화기,라는 아날로그 매체를 통해서 인게 두근두근 하다.

 

떨리는 음성, 때로는 울먹이는 누군가의 마음들.

공연장에서는 다른 사람이 누군가 남긴 메시지를 들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상대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자유롭게자신의 말을 표현하므로

 어떤 가식도 위선도 없는 글들이었다.

 

홀가분함. 후련함.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말을 ‘전화기 남긴 이들은 이런 감정을 얻고 돌아갈  있었다고 한다.

 

 


 

아니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하고, 울컥할 수가 있나.

 

생판 모르는 남들의 이야기. 그들이 작가도 아니고 공인도 아닌데

그저 진심으로 털어놓는 이야기 ‘ 토막  어떤 드라마/소설 못지 않은  였다.

 노희경 작가가  책을 호평했는지   있다.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  포기하고 싶은 좌절감,

연애의 달콤함, 외로움에 허덕이는 솔로들.

자식을 떠나 보낸 부모, 인생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는 영혼들.

사람들이 겪는 아픔들중에  겪은 일이 있을  같이 아파할  있고

나도 경험했던 짜릿함들에 반갑고

나는 몰랐던 일들에는 같이 공감하게 되어 놀라웠다.

 

 


 

엮은이의 말처럼

그저 마음을 열고 누군가의 절절한 마음과 ‘통하 것만으로

서로 연결됨을 느낄  있었고

그것이 치유가 됨을 나도 믿을  있게 된다.

 

정말 신박하다고   있는 

감정, 생각을 전달해준 책이었다.

 

인상깊은 사연들을 몇가지 뽑아보면서 강추하며 마쳐본다

 

 

나도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명도 없네.

만날  있을까. 다들 연애도 잘하고 사랑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데 속상하다. 나도 그렇게 당찼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삶을 50 살았는데  살아야  필요가 있을까. 나를 사랑할  없는 내가 바보 같고 속상하다.  (26)

 

열심히 살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행복하게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살았는데 이루어진  없었어요. 생각보다, 내일부터는 열심히 살아보지 않으려고 해요 (33)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쉬워졌어요.  (42)

 

지금부터 말할게요. 누가 들을  있으니까 작게 말하는 겁니다.  (46)

 

있잖아.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는  진짜인가 . 둘이 친구같으면  사람이 참고 있는 거라고 그러더라고. (중략) 근데 이제 진짜 마음 접으려고.

지금으로도 너는 정말 좋은 친구니까. 고맙다. 사랑해.  (54)

 

누구나 마음속에 하지 못한  하나쯤은 묻고 살아간다.

미완으로 남은 것들이 지닌 시린 아픔과 아름다움을 아낀다.  (67)

 

언젠가 네가 보고 싶었던 날에,이렇게 수화기를 들고 공중전화기에서 전화를  적이 있어. 할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바지주머니에 동전이   있는 거야.

지금도  전화기가 있던 공원인  밤의 냄새나 별빛 같은  생각이 .(86)

 

너에게 해주지 못했던  다른 사람에게 해주고 싶지 않아. (97)

 

모든 이야기는 소통이 필요하다. 소외된 말일수록 더욱 그렇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미고 치장한 이야기가 아닌, 거울 앞에   얼굴의 이야기들. 머리가 아닌 가슴이 하는 말들.  (123)

 

하나님 부처님 신이 있다면 도와주세요. 아빠를 살려주세요.  (141)

 

살면서 애를 너무 많이 썼는데 애쓰지 말자.  (157)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가끔씩 내가 어른 같다가도 

가끔씩 굉장히 미숙한 사람인  같고.  그냥 그래.  (159)

 

미사여구 하나 없는 이야기들. 숨소리, 머뭇거림, 떨림.

가슴에 묻혀 있던 것들이 처음으로  끝의 작은 구멍을 통과해 터져 나왔다.

묻어 놓은 깊이만큼일까? 세상으로 터져나오는 순간, 여리지만 강렬한 파동이 지진파처럼 진동했다. (167)

 

살다 보면 세상에 끝에 서게도 되지.  (215)

 

아무도 해주지 않은 말이었지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기에 여기에 남깁니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누군가가 당신 옆에 있다는  알아주세요.  (232)

 

 모든  우연일지라도 너무 감사합니다.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