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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 47

사나예 2019. 8. 1. 22:22




                        AK47 을 알려 주마

 







 


 


러시아 사람 중에 역사에 굵직한 이름을 남긴 이들이 많다.


차이코프스키 같은 음악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가, 개혁을 이끈 고르바초프 대통령 등.


 


여기에 지극히 러시아적인 이름의 한 발명가가 있다.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 AK47을 만든 이다.


 


다른 이들은 인류에 희망과 즐거움을 주었다면 칼라시니코프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영향을 끼쳤다.


 


휴대하기 가장 좋은 돌격소총을 만들어 전쟁의 역사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총기류 중에 제일 가성비 갑이고 성능이 좋아서 반세기 동안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


 


 


<AK47>은 한 종류의 총을 주제로 방대한 역사를 담은 책이다.


구체적으로는 총의 역사이지만, 그 흐름을 따라가면 1945년 이후 전쟁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다.


다양한 역사서가 있는데 이렇듯 특색을 잡은 역사서가 좋다.


연대기순이나, 보편적인 주제의 서술은 처음에 야심차게 도전했다가 중간쯤 지칠 때가 많았다.


 


<AK47>은 총이라는 소재가 자극적이지만, 거기에 함몰되지 않았다.


총을 주인공으로 각 나라에서, 시기 마다 어떤 전쟁과 테러가 벌어졌는지를 알려준다.


 


1945년 이후의 총의 일대기이자 전쟁과 테러의 역사였다.


처음부터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아서 놀라웠다. 이렇듯 전세계로 자신의 발명품이 퍼져나갔다면 그 주인은 떼돈을 벌었을까? 칼라시니코프는 그렇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2차대전 때 자신의 조국을 독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총을 제작하였다.


전후에는 소유권을 따로 주장하지 않고, 설계도면까지 해외에서 원하는 누구라도 쉽게 얻을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AK47은 특히 비싼 무기를 구입할 수 없는 약소한 나라의 민중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가까운 예로 북한 인민군인들도 공식적으로 이 소총을 상용한다고 한다.


 


통계를 냈더니 전세계 인구의 77인 중 1명 꼴로 AK47을 소유하고 있다니 대경실색했다.


책의 집필이 2007년이니 현재와는 다소 다를 수는 있겠다.


그래도 충격적인 집계였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총기류에 대해 무관심하지만 조금만 해외로 나가면, 이 총은 널리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총은 위험한 무기이니 모를수록 좋은 걸까?


냉엄한 현실은 이런 물음이 순진한 발상임을 가르쳐 줬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멀지 않게 광주항쟁에서 시민들을 잔혹하게 죽음으로 내몬 것은 총기 사격이기도 했으니.


엄밀히, 총이라는 존재와 대한민국도 전혀 상관이 없는 건 아닐 터다.


 


우리에게 총이란 한국전쟁 때의 일, 내전이 벌어지는 저 먼 국가의 문제로 치부되는 것 같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나 액션으로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현대사의 전쟁 가운데


AK47의 존재감이 컸고, 영향이 지대했다는 걸 비로소 알았다.


 


약간 아쉬운 건 2007년의 집필이라는 거지만, 지난 반세기를 일별할 수 있음에


충분히 유익함을 찾을 수 있었다.


 


 




 


 


베트남전에서 북베트남군과 베트공의 손에 쥐어진 AK47,


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자헤딘이 사용한 AK47.


90~2000년대 초반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가 다시 들은 AK47.


 


꼭 총 한 종류 때문은 아니겠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과,


광범위하게 보급된 이 총에 힘입어서


저들은 소련, 미국을 상대로 싸워서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래리 커해너는 노련한 저널리스트답게, 다각도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했다.


자국민으로 보기에 뼈아픈 패배일 수 있지만 있는 사실을 취재하여 예리하게 펼쳐 놓았다.


 


이런 자세가, 실패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첩경일 것이다.


 


 


밀리터리 덕후들에게는 필히 읽을 책이다.


 


전쟁의 현대사를 새로운 접근법으로 알고 싶은 역사 덕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AK 47>. 부제 ?매혹적이면서도 가장 잔혹한 도구의 세계사


 


 


 


 


책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중동의 무기 시장인 것처럼,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은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아프리카 소형화기 밀거래의 중심축이었다.


값싸고 풍부한 소형화기는 모잠비크와 르완다, 소말리아, 콩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민을 괴롭혔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아프리카는 100건이 넘는 분쟁을 경험했다.


지난 수십 년간 벌어진 분쟁의 두 배가 넘는 이 수치를 낳은 주범은 AK였다.


AK 한 자루 가격이 종종 10달러도 되지 않는 대륙에서 이 총은 무기일 뿐 아니라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경우처럼, 범죄행위와 물물교환을 통해 생계를 꾸리는 방편이기도 했다.


    (152)


 


 


권총폭력중단연합의 설립자 존 로즌솔은 말한다. “AK47은 미국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추악한 역사를 갖고 있지요.”


보스턴 펜웨이파크 야구장 바로 옆에 자리한 광고판은 25만 명 이상이 날마다 마주친다.


AK 사진은 더 커졌고, 새로운 문구가 붙어 있다.


매사추세츠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서는 당신이 생존할 가능성이 조금 높습니다.”


매사추세츠 주가 돌격소총 금지법을 시행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문구다.


   (261)


 


 


병사들은 M16과 달리 AK툭하면 사방이 온통 붉게 변했다가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폭풍 속에서 흩날리는 흙먼지와 모래에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래폭풍이 일 때면 M16은 걸핏하면 총탄이 걸려 발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분해해서 청소해야 했다. AK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AK를 사용하는 병사들은 사막이라는 악조건에서 그것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311)


 


 


AK47은 군대와 테러 집단 모두에서 사용하는 주력 무기이자 혁명적 소요의 보편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래리 커해너의 책은 내가 본 것 가운데 이 총기의 역사를 다룬 가장 탁월한 책이다. 저녁 뉴스를 챙겨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져들만한 책이다.


- 맥스 부트


 


이 책의 저자는 베트남전쟁부터 이라크전쟁까지, 중앙아메리카에서 중앙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이 소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추적한다.


말 그대로 세계사를 바꿔 놓은 무기의 일생을 다룬 매혹적인 전기다.


-스티븐 킨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