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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ature fix

사나예 2018. 11. 7. 01:19

 

 

저자 플로렌스 윌리엄스는 아웃사이드 라는 잡지의 편집인이면서 작가이다.

윌리엄스는 자연 nature 이 사람들의 삶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전문적인 과학자들, 심리학자들과 함께 실험에 참가했다.

 

작가는 그냥 단편적인 결과들을 확인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일반 교양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자연의 치유력’을 탐구해 보고 싶었다.

이 책 《자연이 마음을 살린다》는 그러한 탐색의 결과물이다.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여 관련된 학자들을 만나고, 핀란드의 숲 치유를 조사하러 간다.

하루 이틀에 쓰여지지 않은 책은 작가의 열성과 호기심이 만나서 탁월한 인문서로 탄생했다.

 

의외였던 건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 분야가 생각보다 주류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런만큼 자연의 영향력을 연구하는 다방면의 연구자들은 개척자 적인 자세로 연구하고 있었다.

 

그냥 자연이 무조건 좋다, 자주 자연을 찾으라 는 말은 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 한권을 통해서 이 명제가 참으로 진실임을 뼈저리게 배울 수 있었다.

 

수많은 실험들, 사회학, 뇌 의학, 심리학, 철학, 시 문학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예찬하고 자연을 신뢰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각각의 설명들은 또 비교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읽고는 자연의 소중함, 자연의 힘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시아와 미국, 유럽 어디서든, 자연의 치유력과 회복력은 입증되고 있었다.

작가 플로렌스의 집요함에 가까운 조사와 노력이 또한 읽는 재미를 더했다.

 

그저 가까운 공원에, 숲에, 강가에 1시간만 머물러도 인체와 사람의 정서는 회복을 향해 움직인다는 놀라운 사실을 작가는 보여준다.

 

바쁘게 살면서 이런 저런 핑계로 자연을 찾지 않을 때 펼쳐들어 읽을 만한 책이다.

 

 

【책에서】

 

스트레스 회복력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밤하늘, 상쾌한 공기, 새들의 조화로운 합창과의 연결을 포기하는 동안 회복력을 상실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분좋은 풍경 속에서 걸으면 내게 시간이 있고 공간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향기로운 공기를 양껏 들이마시고 좋은 풍경을 바라보고 질척한 흙길이나 흐르는 강물에 발을 딛고 서면 땅에,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서 있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 74쪽)

 

 

편백나무 사랑이 아시아만의 현상은 아닌 듯하다. 편백나무는 잘 썩지 않아서 세계 곳곳에서 대접을 받는다. 고대 이집트는 편백나무로 미라의 관을 짰다. 편백나무는 놋쇠보다 오래간다는 믿음에서 플라톤의 법전에도 사용됐다.

푸른 잎이 무성한 둘레길을 산책하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연대감마저 느껴졌다. 일본의 숲에서는 활엽수와 편백나무와 각종 상록수가 보였는데, 장성에는 거의 한 가지 나무만 보였다.

 ( 100쪽)

 

 

고래가 무수히 죽어나간 사건의 원인으로 해군의 수중 음파탐지기가 지목됐다. 음파탐지기에서 나오는 음향 진동 때문에 고래의 머리가 말 그대로 폭발한 것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한적한 오지에서도 하루 중 70퍼센트 시간 동안 항공기 소리가 들려 주변의 소음 수준이 5데시벨 정도 상승한다. 이로써 피식동물이 포식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가 45퍼센트나 줄어든다.

( 136쪽)

 

특정 음향은, 가령 조용한 고음의 밝고 은은한 소리는 시끄럽고 거친 소리보다 마음을 더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 154쪽)

 

테일러는 이렇게 적었다. “시각계는 어찌 보면 프랙털을 이해하도록 설계돼 있다. 우리 눈의 프랙털 구조가 눈으로 보는 프랙털 이미지의 구조와 일치할 때 생리적 울림이 일어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테일러가 일치가 아니라 ‘울림 resonanc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흥미롭다.

 

비엔나를 벗어나 시골로 내겨갈 때의 감정을 묘사하면서 베토벤도 바로 이 울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관목과 나무의 숲과 풀밭과 바위 사이에서 거닐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지! 숲과 나무와 바위는 인간에게 필요한 울림을 선사한다.”

프랙털 양상이 발견되기 오래전에 베토벤은 이미 감각과 환경의 강력한 연결성을 직감으로 이해한 것이다.

 ( 177쪽)

 

 

핀란드 사람들은 미국인들과 달리 자연에 나가서 활동하면서 자연이나 스스로에게 경의를 표하는 데에 관심이 없다. 미국인들은 살면서 해야 할 일에 집착하고 정상을 정복한 산을 기록하고 대자연의 오염되지 않은 풍경을 점유하려 한다. 주로 사적인 경험이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긴밀히 연결된 집단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에게 자연은 산딸기를 따고 버섯을 따고 물고기를 잡고 호수에서 수영하고 노르딕 스키를 타면서 민족 고유의 활동을 즐기는 곳이다. 

( 200p.)

 

스트레스에 지친 노동자들이 잠시나마 푸른 자연을 접하면 힘들고 단조로운 일상의 피로를 덜 수 있다고 코르펠라는 말한다. “30~40분만 걸어도 생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주의력도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단지 일에 지친 노동자가 아니라면?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심각한 우울증 환자들을 숲과 정원으로 내보내서 한동안 머물게 하는 방법을 찾아낸 스코틀랜드와 스웨덴 사람들에게 해봐야 할 질문이다. 12주면 효과가 있다.

 ( 221 p.)

 

미첼은 운동의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은 용량 반응 곡선을 그린다. 5분만 걸어도 좋지만 30분 걸으면 더 좋다. 운동과 자연을 결합하면 효과가 증폭된다.

미첼은 이를 보여주기 위해 나를 산책에 초대했다. 위스키를 곁들이는 산책은 스코틀랜드의 국민 오락이다.

( 227 p.)

 

걷기는 여자에게 거의 허락되지 않은 독립성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이라서 도로시 워즈워스와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걷기를 즐겼다.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은 진창길을 혼자 걸어가 다아시가 머무는 곳으로 아픈 언니를 돌보러 갈 때 수줍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 p.257)

 

부상당한 병사들이 거친 황야로 떠나는 이야기가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것도 놀랍지 않다. 아이다호와 몬태나와 알래스카의 오지는 참전용사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베트남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남자들은 평화를 찾아 문명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일화로 전해지는 굳건한 전통이 있음에도 야생의 자연은 재향군인회에서도, 심리학자들에게도 적절한 치유법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p.321)

 

“디지털 시대에는 시야와 창조성이 심각하게 좁아집니다. 몸과 생리 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요.” 모험 사진가 제임스 밸로그의 말이다.

( p.332)

 

도시의 나무는 미적 즐거움뿐 아니라 건강에도 구체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토론토는 나무 1,000만 그루를 중요하게 여기며 도시 숲의 가치를 70억 달러로 추정한다.

토론토에서 발표된 최근 한 연구에서는 나무의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심장병과 대사질환의 발병률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모든 나무는 도움이 된다. 자연-뇌 연구의 기초를 다진 레이철 캐플런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자연이 꼭 넓게 펼쳐져야 하는 건 아닙니다. 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아예 없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뉴욕시는 최근에 나무 100만 그루를 심겠다는 야심찬 사업을 완수했고, 로스엔젤레스와 상하이, 덴버, 두바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업을 한창 추진하고 있다.

나무는 지구의 탄소 저장과 열섬의 해결책이고 도시의 공기질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 p.370)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을 통해서 책을 제공받아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