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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이 상품의 가치 !

사나예 2010. 4. 24. 18:41
국가대표 감독판 (3Disc)국가대표 감독판 (3Disc) - 10점
김용화 감독, 김동욱 외 출연/팬텀

 

스포츠 영화 <국가대표>는 지난 여름 한국영화계의 다크호스 개봉작으로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큰 흥행의 기록을 남겼다. 재작년 초 봄, 같은 소재인 국가대표 팀을 소재로 진정성 있는 내용을 담아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큰 호응을 받았던 결과와 비슷하다. <우생순>이 30대 여성 선수들의 연대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면, <국가대표>는 단 5명의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10년 넘게 함께해온 과정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펼쳐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인기종목으로 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도 생소한 스키점프라는 영역에서 13년째 대한민국을 대표해 한국의 위상을 알린 5인의 이야기인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그러니까 영화는 1996년 전라도 무주에서 시작한다. 당시 무주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위원회는 새로운 스키점프 종목을 급히 만들어야 했고 그래서 천마산에서 어린이 스키교실을 하고 있던 방 코치(성동일)를 감독으로 부랴부랴 영입한다. 방 코치가 제일 먼저 눈독을 들인 예비 국가대표는 바로 알파인 스키 선수 출신의 입양인 ‘밥 차(하정우)’로, 그는 엄마를 찾아 모국에 와 있었다.

 

한편 국내에선 몇 년전 스키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약물 투여 사실이 들통나 협회에서 제명된 최흥철(김동욱)에게도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흥철의 친구로서 메달을 같이 땄으나 박탈된 후 아버지의 가업인 숯불고기집에서 일을 돕고 있던 마재복(최재환),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와 지내며 약간의 정신장애를 겪고 있지만 순박한 동생을 둔 강칠구(김지석), 이렇게 총 4명의 선수를 확보하는 과정은 순탄지는 않지만 각자의 동기와 경력으로 뭉친 이들은 ‘국가대표의 이름으로’ 훈련에 돌입한다.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하기 위한 독일 월드컵 참가를 위해 온갖 극기 운동과 막무가내식 스파르타 훈련을 하던 이 네 멤버들. 고비는 있었지만 나라에서 전용경기장을 완공해주자 다시금 스키점프 연습에 몰두하던 그들은 그러나 흥철이 코치 딸과의 관계로 밥을 인신공격하고 밥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친모를 맞닥트리면서 점차 균열이 커져가고 팀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기에 이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 영화 <국가 대표>는 운동선수들의 갈등과 화합을 다룬 측면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비해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특히 안이한 고질적 소재인 조폭 코드나 여성캐릭터 -방수연과 차헌태 엄마-의 부자연스러운 묘사는 껄끄러웠다.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코드는 그런데 그동안의 대박 영화들과 2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제 그 이야기들을 말해 볼까 한다.

 

첫째는 그동안의 ‘대형’영화들에 있던 ‘죽음’의 컨벤션 장치가 이 영화에는 없다는 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포문을 연 <쉬리>에서부터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그리고 <괴물>에 이르기까지 양상은 다르지만 각 작품엔 처절한 주인공의 죽음들이 있었다. 바꿔 말하자면 <국가대표>에는 그 어떤 비장하고 비극적인 정조가 거의 없다.

 

나머지는, 놀랄만큼 이 작품이 정통 코미디이고 그 부분이 영화의 흥행성을 담보하고 있는 점이라고 할수 있다. 관객을 정확하게 웃기고 또 울리는 김용화 감독의 연출 포인트는 이후 여타의 코미디 상업 영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코미디를 진행하면서 부자연스러운 웃음과 불필요한 욕설대사를 남발하는 것은 한국영화만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숙제다. 더불어 하정우의 탁월한 연기에 의지하다 보니 입양인의 모습이 스테레오 타입화 될 우려가 있다. 이 소재는 이미 <마이 파더>에서 심도있게 다뤘었는데 그에 비하면 <국가대표> 속 차헌태의 스토리는 왜곡의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의 가치는 분명 적지 않다. 또 그 유의미함이 꼭 몇백만명 관객의 수치 때문인것만도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 속 캐릭터 인물들의 실제 삶과 젊음의 도전과 열정이 시청자(관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음을 주변 반응으로 알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점프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도약대에서 높이 점프하는 그들의 비상(飛上)을 남다르게 지켜보았던 뭉클함이 꼭 본 블로거만의 마음은 아니었으리라.

 

그동안 한국영화라는 스펙트럼안에서 변방을 차지했던 코미디 장르가 <국가대표>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고 다양화 되기를 바라며 상세 리뷰를 마친다.

http://blog.daum.net/truewriter2010-04-24T09:41:04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