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자금이 없어!

일본의 평범한 가족이 있다.
50대 부부인 아츠코와 남편.
남편은 1년여전에 실직을 하여 구직활동 중이고
아내는 며칠전에 직장에서 계약 만료되어 역시 일을 찾아야 한다.
20대 초중반의 딸과 아들이 있고 딸은 오늘 결혼을 선언했다.

아츠코는
떨리는 마음으로 통장을 열어봤는데 잔액 3천만원.
꽤 좋은 집은 대출해서 구했는데 매달 돈을 갚아 나가야 한다.
시어머니는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매달 90만원을 보내드리고 있다.
생활비는 한달에 최소 250만원이 드는데
자녀들은 아르바이트로 당장 큰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큰.일.났.다!

영화는 아츠코를 주인공으로 하면서,
부부가 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허리띠를 있는대로 졸라매는 상황을 코미디 속에서 그려나간다.
아츠코와 남편이 당면한 현실은 엄중한 것이지만
영화는 따뜻한 터치로 이 부부를 그려간다.
가족 드라마. 딱 이 범주로 부르기에 알맞은 영화.

이야기 자체는 특출나지는 않은데 배우들 면면이 장난 아니다.
일드와 영화에서 꾸준히 보아온 대단한 배우들이 나와서
평범한 50대 부부와 가족의 이야기를 찰지게 보여준다.
일본 가족 드라마의 장점이 많은 작품이다.
아츠코의 시선으로 전개하되, 남편, 아들, 딸, 할머니의 관점이 어우러진다.
배우들의 연기 향연 만으로 볼 가치가 확실했다.

현실적인 소재는 결코 일본만의 것이 아니었고
정말 지금 나에게도 해당하는 부분이 있고,
주변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요즘 부쩍 오른 물가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작지만 뚜렷한 위안을 얻었다.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이 훈훈.
아츠코와 남편. 가족들.
어떻게 이 위기를 타개해 갈까?
영화는
현실적인 결과를 보여주면서도 따뜻한 판타지를 녹여냈다.
엔딩을 보면서 흐믓하고
한 움큼 개운함을 느끼면서 모니터를 끌 수 있었다.
내공 탄탄하고 연륜 있는 배우들이 어우러져서
간결하게 감동을 이끌어내는
재미있는 영화 <노후자금이 없어!> 였다~~.
老後の資金がありません
필름 스피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