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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쇼트 The big short 2016년작

사나예 2021. 2. 28. 14:02

 

 

근래 본 영화 중에 정말 대사가 엄청났던 영화이다.

 

그도 그럴것이 영화의 배경이 월 스트리트,

소재가 2008년 미국 금융 위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법과 화학 이야기를 그린 다크 워터스도 전문용어가 많았지만

정말 <빅 쇼트>의 경제 용어는 따라잡기가 너무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면서 이해하기 위해서 화면을 정지시킬 수도 없었고 ㅎㅎ

 

믿고 보는 배우들에 의지하면서

쭉 한번 이야기를 따라가 봤다.

 

 

 

 

결론은

2008년 금융위기는

막대한 은행들, 금융회사, 신용평가사들이

서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사기를 쳐가면서

20조에 달하는 돈을 꿀꺽했다는 것.

 

이 피해는 빚 내서 집을 사는 투자를 한 사람들

알만한 은행이니 투자해서 손해볼 건 없겠지 믿은

평범한 미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는 거다.

 

 

 

경제를 깊이는 모르거나, 주식, 금융을 모르는 이에게도

익숙한 회사들 이름, 전문용어가 영화 내내 나온다.

 

모기지론, 서프프라임, 스탠리 모건, 은행들

스와프, 공매도

 

뉴욕에 있는 은행들, 신용평가사들에는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저 사기같은 희대의 행각을 몰랐을까.

 

정확히는 대다수가 알았으며,

너도 나도 투기에 뛰어드니 나에게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 모두를 사악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영화의 결론, 즉 사태 일단락은 더욱 암담했다.

 

그 많은 범죄 행각을 저지른 유수의 은행, 신용평가사, 금융권이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혼자 많이 사기를 친 단 한명의 은행원에게만 실형이 선고되었다고 한다.

 

라이언 고슬링, 스티븐 카렐, 크리스챤 베일, 브래드 피트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각자의 경제 영역에 있는 인물들을 맡았다.

 

영화는 풍자적인 요소들로 중간 중간 쉴 틈을 만든다.

몇 번 어떤 어록들이 나오는데 굉장히 의미심장했다.

 

진실은 시와 같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시라면 질색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구절도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세상이 끝나기를 바란다.

 

 

 

 

주식 투자, 돈으로 돈을 벌려는 금융, 부동산 투기

등을 현실에서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그런 걸 안 하면 바보라고 하는 이상한 경제 관념도 있다.

 

하지만 그 끝엔 뭐가 있을까.

 

2008, 2009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너무도 끔찍한 이기적인 사람들의 욕심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그때 일로 인해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 집을 잃고, 돈을 잃고 거리로 나앉았다.

 

그런데 그 때 일이 남긴 교훈도 있었다.

그걸 영화는 한편의 논문 같은 전문적인 전개로 펼쳐 놓았다.

어렵기는 해도 배우들에 힘입어서 영화적으로 볼 수 있었다.

 

 

 

 

12년 전의 잔혹했던 교훈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 때는 한국도 예외가 아닐 거고 바로 옆에서 벌어질지도 모른다.

 

호러 영화처럼 무서운 영화라는 평에

많은 추천이 눌러진 걸 보았다.

 

정말 영화를 보는 내내

복기하면서 적어본 지금도 오싹한

 

현실이 더 영화 같았던 이야기 였다.

 

필름 스피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