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스토리박스 글/최우빈 그림 |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책이 나와서 바로 구매했었다.
두 가지 면에서 놀라고 만족스러웠던 책.
첫 번째는 ‘급조’한 책이 아니었던 것.
어떻게 알고 책을 바로 만드신진 모르지만 ㅎㅎ
시의적절한 때에 나왔으면서도 내용이 충실했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직업 탐구’의 책 테마로서
영화 감독을 소개하는 대목이 효용성이 컸다.
봉준호는 무척 개인적인 크리에이터 이긴 하지만
그에 대한 책, 잡지, 인터뷰를 읽다보면
여러 감독들과 교분이 두텁고 늘 교류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그가 ‘감독’을 대표하는 이야기를 하는 책의 주인공으로 알맞았다.
90페이지부터 ‘괴물’ 창작기가 나오고 147페이지까지 설국열차 이야기가 나왔다.
항상 새로움에 도전했던 봉준호 감독.
책에서 ‘감독의 역할’은 매우 정확하면서 감독에 대한 본질을 잘 설명했다.
감독 Director의 주된 역할은
첫 번째 「전체를 이끄는 리더쉽」
두 번째 「예술적 자질과 창의성」
세 번째 「제작을 책임지는 끈기」.
포레스트북스의 ‘창작자들’이란 책에서 나온 봉준호 강연록에서 보면
그도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위해 책상앞에 앉아 있으면
‘키보드를 부수고 싶을’ 정도로 고통을 겪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걸 감내하고 싶을 만큼 ‘창작’을 좋아하기에 이 일을 계속 해올 수 있었다고.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였다.
‘불행하게도 창작을 하게 되어버린 그대들에게’ 그러나 이 고통스런 창작은 반드시 보상을 줄 거라고.
봉감독의 어렸을 때를 보면 그때부터 유난한 ‘헐리우드 키드’였다.
동시에 초등학생이 이탈리아 영화(자전거 도둑)을 보면서
저 장면은 어떻게 찍은 걸까 곰곰이 생각하는 대단한 아이였다.
지금에서야 ‘대단하다’고 하지
그때 분위기에서 보면 유별난 아이였다.
책을 읽으며 감동했던 게 부모님은 그런 ‘준호’를 한번도 혼내거나
주말의 명화 보려고 TV앞에 앉은 아들내미한테 공부하라는 말을 한번도 안 하셨단 것.
책에서 나오진 않았지만
친할아버지가 소설가 박태원 이었던 것도 나름대로 봉준호에게, 특히 예민한 사춘기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자신의 할아버지가 국어책에 나오는 분이란 건 어떤 기분이었을까.ㅎㅎ
뭔가 ‘에너지’가 필요할 때
봉준호에 대한 책들을 보면 정말 바로 ‘충전’이 된다.
꼭 어떤 가시적인 결과(칸,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과정들이 모두 정직했고
스태프들을 착취하는 게 아니라 대우하고 배려하면서 였고
가식은 1도 없이 늘 진솔했던 감독의 모습이
늘 재미와 함께 어떤 교훈 Lesson을 내게 준다.
느림보로 치면 충무로에서 한 느림 하는 감독님이기에^^
또 다음 작품은 최소 2년후에 만나겠지만
그때까지 이런 책들을 읽으며, 또 영화들을 다시 보면서
팬으로서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