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예 2019. 10. 2. 14:31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진태는 웃자란 몸에 어린아이 상태에서 멈춘 지능과 사회성을 가진 인물이다. 대신 피아노 앞에서만큼은 보통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는다. 악보 읽는 법조차 모르는 진태는 유투브를 통해 피아노를 배웠다. 근본도 뿌리도 없는 자체 교육 덕에 그의 연주는

어떤 규칙에도 한계에도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대지로 신나게 달려간다.

 

그에게 공연장은 하늘 위로 날아다니는 음표를 나비처럼 쫒는 즐거운 소풍이다.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협하고 옥죄는 시선을 제외한다면, 진태는 이 세상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배우 박정민은 진태와 함께 자유로움의 영역을 한 차원 넓히고, 가능성의 옥타브를 한 단계 높혔다.

 

상실과 분노, 좌절과 고통을 담아온 이 배우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하고 낯선 얼굴로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복잡할 거 하나 없다.

초록불이 켜지면 건너가면 된다.

게다가 이제는 손을 잡아줄 형도 생겼다.

 

(글 백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