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작전명
사나예
2019. 9. 28. 21:29
<동주>는 몽규라는 인물의 첫인상을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얼굴을 통해 결정짓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박정민은 몽규에게 문학청년의 과도한 낭만도, 독립투사의 영웅적 비장미도 입히지 않는다.
그보다는 문학의 힘을 믿는 청년의 건강한 활기와 싸우는 투사의 단호한 열정, 부끄러움을 아는 젊은이의 응당한 울분을 통해 몽규의 초상을 담담하고 사려 깊게 그려낸다.
#박정민이 쓰는 <동주>
그렇게 고요히 바라볼 뿐이었다.
더하지도 빼지도 말아야 했다.
한 편의 영화인 동시에 한 편의 자서전이었고 한 편의 소설이자 한 편의 시였다.
이준익 감독님은 그렇게 두 시간짜리 정성스러운 헌사를 바치셨다.
<동주>는 꽤 오랫동안 나라는 배우의 수식어였다.
몇 개의 상을 받았고, 이제 그 트로피들은 색이 조금 바랬다. 과분한 영광은 묻어두고 앞으로 성큼 나아가야 할 테지만 <동주>는 분명 파수꾼만큼이나 날 지탱해줄 영화로 남을 것이다.
그 사실에 감사하고 난 또다시 성큼 걸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배우가 아닌 박정민에게도
이 영화는 종종
격려와 꾸중을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