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당신 덕분에 난 완전히 달라졌어요
사실 이 영화를 본지 며칠이 지났다.
생각보다 볼 만하구나, 괜찮다 하고만 지나갔다.
감히 리뷰를 쓸 생각은 안 했다.
영화는 로맨스 영화지만 주제가 무겁기에…
원작소설이 있는 걸 알았다. 왠지 부담스러운 소재여서 당연스레 패스했었다.
이 영화도 예전에 그래서 패스했다.
뭔가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 나랑은 거리가 멀 것 같은 이야기.
그런데 정확히는 이런 감정이었음을 알았다.
나랑 거리가 멀었으면 좋겠다고 여긴 이야기.
나는 이 영화에 오해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두 남녀주인공이 부부 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고 간병인과 환자 사이였다.
나중에 사랑에 빠지게 되기는 한다.
두 번째는 미국 영화인 줄 알았다. 미국이 배경인.
그러나 주인공들은 영국 사람들이고 배경도 영국이다.
예전에 이 점만 제대로 알았다면 영화를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보면서 영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는 점도 나름 좋았다.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되고 목과 얼굴 부분만 기능하는 윌 Will.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던 루이자.
루이자는 간병인 광고를 보고 가서 합격하고 근무를 시작한다.
윌에게는 전문적으로 케어하는 남자 간호사가 있다.
그러면 루이자가 할 일은?
일종의 멘탈 케어 mental care 였다.
그런데 루이자가 간호학 전공자도 아닌데 선뜻 채용되었고 루이자도 신기해했다.
그건 윌의 부모님이 간병인 자격조건으로 ‘여성, 밝은 성격’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불편하지만
또 긍정적으로 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루이자는 진실을 깨달았다.
윌은 얼마후에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 6개월동안 행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루이자가 자살 감시의 역할을 맡은 것임을.
영화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으로 전개가 된다.
이 모습들이 그렇게 어색하지 않고
여느 20대 청춘 멜로처럼 달달해서 신기했다.
그러나 결국 윌은 루이자의 간곡한 만류와 부탁에도 스위스로 향한다.
유한 有限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80년을 살든 30년을 살든
그 삶의 의미와 밀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작가 조조 모예스는 여성작가인데
남자이며 전신마비 환자인 윌을 참 잘 묘사한 듯 하다.
루이자의 사랑도 이해가 되지만
윌의 가슴에 루이자가 어떤 걸 남겼을지
그게 문득 느껴지는 거다.
그래서 이 리뷰를 써볼 요량도 생겼다.
검색해 보니 조조 모예스의 최신간들이 나왔었구나.
애프터 유. 스틸 미.
오호 올 가을에 읽고 싶은 책 생성!
안락사 문제는 정말 첨예한 논쟁거리이지만
이 영화는 무척 볼 만 했다.
주인공 남자 배우는 이 와중에 왜 이리 잘 생겼는지 -_-;
치명적인 영국발음이 섹시함을 더했다. 배우 이름을 기억하여 본다.
에밀리아 클라크도
선하고 발랄하고 순정한 캐릭터를 호연 했다.
ps
내 안에 20대여성 갬성이 충만했었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