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_쓸 만한 인간
2016년에 구입해 놓은 책.
이제야 읽었다. ㅎㅎ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 역을 연기하면서 내게 좋은 배우로 인식되었던 배우 박정민씨.
그의 에세이 집이다.
지난달에 하정우의 책을 읽고 배우가 쓴 책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었다.
정말 재밌었고, 언론이나 매체에서와는 다른 결의 배우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의 이야기로도 읽혔고.
한편으로, 엄연히 나와는 다른 세계의 창작자 creator로서 다가와서 동경심을 품기도 했다.
박정민은 스물아홉 살 때 동주에 출연했고
이 책은 그 즈음에 나왔다.
책이 나오기 전에 네이버의 잡지사 블로그에서 주기적으로 글을 수록했었다.
그 때 읽으면서 참 재미있어 했는데, 그 글과 다른 것들을 묶어서 이 책을 낸 듯 하다.
<쓸 만한 인간>.
서른 살의 한 배우의 생각과 감정들. 꿈과 솔직함들.
뒤늦게 연기 세계에 뛰어든 초짜 배우의 좌충우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꿈 많은 청춘의 이야기들.
그런 것들이 담겨있었고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기에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다.
하정우의 독특함을 글로 쉽게 설명할 수 없듯이,
박정민의 유니크 함도 이 짧은 글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이런 책 한 권을 알고, 만났다는 것이 참 기쁘다.
어떤 수식어로 설명할 수 없고, 또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은 마음.
내 마음에 충만하고, 반짝이는 무언가를 던져 준 책.
박정민 배우님.
풋풋하고, 재기 넘치고, 겸허하고 (자학적이기도 하지만)
발랄한 글을 펴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리고 난 이 책으로 알았다.
박정민 배우도 무한도전 (종영한 예능프로)의 무한한 팬이었다는 걸.
무슨 말을 덧붙이랴.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아꼈던 사람들은 무언가 통하는 게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뜻밖에도 나의 서른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서른 때는 이랬구나.
꿈 꾸고, 좌절도 하고, 자학도 하고.
그렇지만 또 다시 툴툴 털고 앞을 바라 보았던.
영화를 정말로 좋아했던.
저자는 기약할 순 없지만,
자신의 생각이 차오르면,
상상력이 차곡차곡 쌓이면 그 때 쯤 또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올해가 될지,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기꺼이, 즐겁게 두 번째 책을 기다리겠다.
그 때까지 <쓸 만한 인간>을 마르고 닳도록(?) 읽으며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