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칸 수상소감으로 “수많은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감사합니다” 했을 때 나는 찐으로 감동했다. 되게 일반적인 멘트로 들리지만 ‘20년 이상의 한국영화 애호’에 대한 최고의 찬사로 들렸다. 누가 뭐래도 나는 아니까. 갑자기 영화배우 얘기로 시작한 건 은희경 작가의 장편소설을 읽으며 내가 든 기분이 이것과 흡사해서였다. 정말 우연찮게 ‘요즘에 은희경 작가 활동하시나?’라는 궁금증으로 알게되어 구해 읽은 소설. 이야기도 재미있고, 문장력은 더 단단해졌으며, 깨알 같은 유머러스함 등까지 모든 게 나를 만족시켰다. 소설을 읽는 이유가 저 세가지에 거의 포섭이 되기에 충분히 행복한 독서였다. 그런데 는 그 이상의 의미로 내게 자리 매김할 예감이 들었다. ‘소설’. ‘한국소설’이라는 자장 자체에 나를 편입시..